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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걸음이 알려주는 것

by 감사렌즈


약사님과 눈이 마주쳤다. “절대 휴식하세요 ~” 몇 번이나 말하셨다. 절대라는 말이 휴식 빼고 움직이지 마. 제발 좀..처럼 들린다. 몇 달 동안 직업교육, 집안일, 이사준비 - 은행대출 알아보기, 육아, 글쓰기, 줌바 등.. 했다. 빼곡하게 시간을 넣고 움직이다가 몸이 휴식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새벽 4시 45분 눈을 떴을 때 천장이 회전해서 반대쪽으로 몸으로 돌렸지만 회전한다. 거울 속에서 얼굴이 창백하고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노란 손이 보였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캠핑의자에 앉아서 잠을 잤다. 예전 아팠던 기억이 그림자가 그려져 두렵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 이비인후과에 진료실 앞에 기다렸다. 진료실 앞에 선생님을 만나는 데 심장이 곤두박질한다. "음.. 확실한 건 아니지만 이석증 같습니다. " 의사 선생님께서 당분 한 무리한 운동하지 말고 휴식하라고 하셨다. 약국에서 약을 받고 문을 여는 순간.." 수면제가 있어.. 휴식하세요.." 약사님이 눈을 보고 감사합니다 말하고 나왔다.


들쑤시는 마음을 정리돼야 할 거 같아서 10분 거리 산으로 발걸음 돌렸다. 허정거리는 걸음으로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나무 사이로 바람의 손길이 느껴지고, 나무데크 위에 가을나무잎이붙어있다.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초록색 나뭇잎 들려주는 힘은 분명히 존재한다. 숲과 나무 주는 멋진 풍경 마주하니 힘들었던 마음이 '탁' 내려놓듯이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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