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로움 ]
며칠 전까지 은색 구피가 배가 뽈록 뛰어나왔다. 오늘은 배가 홀쭉해졌다. 어항 살펴보니 조화로 된 풀 사이로 구피 새끼가 두 마리 보인다. 새끼 구피가 걱정이 되어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구피 먹이를 주면 새끼를 잡아먹는지 않는다고 했다. 먹이를 주고 안전할 거라고 믿었다.
새끼 구피 한 마리가 보글보글 물방울 견디다가 조화 꽃 밑에서 숨는다. 새끼 구피 뒤따라오는 어른 구피 5마리는 돌멩이 살피면서 찾아다닌다.
난 보면서 ‘설마 잡아먹겠어.’
스스로 살아가는 힘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몇 시간 후 어항 보니 새끼 구피들이 한 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둘째 아들에게 물어보니 주황색 구피가 새끼 구피를 따라가더니 사라졌다고 했다.
어른 구피들이 미워 보인다. 구피의 세계는 잔인하다. 새끼를 잡아먹다니 속으로 욕했다. 그러다가 내 게으름으로 시작되었음 알았다. 새끼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이라도 해야 했는데 스스로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함 마음이 든다.
[눈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
저녁식사 먹고 나서 정리되지 않은 마음 둘째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은 저녁을 먹고 나서 어항에 가서 인조풀 들어 올렸다.
난 짜증 내면서 인조풀 올리냐고 말했다.
어! 새끼 물고기 인조풀 아래에 숨어서 있었다. 꼬물꼬물 꼬리를 흔들면서 나왔다.
내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내 생각에 갇혀서 눈에 보이는 게 진실이라고 믿고 구피를 욕하면서 감정에 휘둘러서 있었다.
작은 생명을 구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종이컵, 페트병, 바늘 가위를 갖고 오라고 했다. 페트병에 바늘로 구멍을 뚫으고 위부분을 잘랐다. 첫째 아들에게 인조풀과 공기거품, 물 정화를 들어 올리라고 했다. 두 눈을 부릅뜨고 어항 정면에서 왼손을 종이컵을 넣고 오른손으로 어항 잡고 새끼를 잡았다. 어항에 몇 달 동안 청소 안 해서 찝찝하긴 했지만 비누로 씻으면 되지. 한 명 구피 찾고 둘. 셋.. 또 총 다섯 마리를 새끼를 찾았다. 나와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기뻐했다.
내 생각에 갇혀서 이미 구피는 죽었을 거야. 자책하고 우울하고 슬퍼했다. 눈으로만 보고 어항에 손에 넣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7살 아들은 직접 가서 손 직접 넣어보고 확인했다. 아이 보고 내 어리석음 알았다.
전체 숲을 보지 못하고 내 생각에 갇혀서 허우적거렸다. 내 생각과 감정으로 괴로워하면서 구피 미워했었다. 이제부터 눈으로 판단하지 말고 직접 경험해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눈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