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한 살 때 엄마가 이해된다.

by 감사렌즈


금요일 저녁 8시

투명한 유리문 열고 주방으로 향해 들어간다. "엄마에게 알바비 많이 달라고 해 "남자 단골손님 미소 지으면서 말씀하신다. "네 그래야겠어요."말하며 핑크색 고무장갑 양손 끼운다. 싱크대 설거지 산처럼 쌓였다. 고개 들어 옆으로 돌아보니 주방 카운터 냄비, 부탄가스 , 500cc , 소주잔 , 깍두기 그릇 등등... 빼곡하게 쌓여있다. 싱크대에서 소주잔, 500cc 잔 꺼내서 초록색 수세미 트리오 묻친후 설거지한다. 주방 카운터에 새로운 그릇들이 계속해서 쌓인다. 엄마가 이렇게 많은 설거지를 하는지 몰랐다.


초등학교 저녁에 엄마 뒷모습이 떠오른다

“아무도 문 열어주면 안 돼.. 문단속 잘하고 있어 ~엄마 일하고 올게~"초등학교 3년 딸 집에 두고 나선다. 유리창 쇠창문 닫힌 문 보면 딸이 걱정이 되지만 발걸음 재촉해야 한다. 저녁 10시 지하철 타고 강남역에 도착해서 꽁꽁 묶인 포장마차를 펼치고 원형 테이블 빨간색 의자를 펼친다. 의자에 손님이 채워지고 시간도 새벽이 지나 아침이 되면 집에 돌아온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딸은 잠들어있다.


찌리~~ 찌리~~~ 핸드폰 꺼내서 받는다.

7살 아들이

"엄마 나 무서워 ~밤에 형이랑 단 둘이 있으니깐 무서워.. 엄마가 오면 안 돼..."

"아빠 금방 도착한데 조금만 기다려봐.. "

"엄마 걱정하지 마요. 제가 잠깐만 00 울지 않게 티브이 보여줄게요."


동생을 챙기고 보살펴준다는 10살 아들이 기특하고 고마웠다. 옆에서 나를 지켜보던 그 모습을 엄마 눈빛이 흔들린다. 안절부절못하면서 왜 아이들 둘을 두고 왔냐고 무서울 텐데.. 하면서 큰소리를 치면서 화를 냈다. 다음에 이런 일 있으면 꼭 아이들 데리고 오라고 하셨다. 왜 이렇게 엄마는 안절부절못하고 불안하고 걱정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어린 시절 저녁에 딸을 두고 갔을 때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그때 나는 혼자서 집에 있는 게 힘들고 무서웠다. 엄마는 엄마니깐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의 눈빛을 보면서 알았다. 나보다 엄마가 더 힘들었다는 걸. 왜 몰랐을까? 그전에 한 번도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핸드폰 진동이 울려서 받았다. 아빠가 집에 도착했다는 첫째 아들 전화다. 옆에서 통화내용을 듣고 나서 엄마는 불안했던 모습이 사라졌다.


어린 시절 엄마는 엄마라서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의 눈빛을 보고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는 걸 알게 되었다. 캄캄한 차가운 밤의 전철에 몸을 싣고 포장마차를 향해가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다..... 힘든 시간 견디면서 살아오신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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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llWellington,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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