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반도체 엔지니어를 알아? (13)

우리가 하는 진짜 업무는 뭘까? -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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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타이핑(?) 해 본다.

과거 글을 읽다 보니 나 자신과(?) 한 약속이 있는 듯해서 8화에서 보면 실제로 반도체 엔지니어가 하는 업무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던 내용이 있었다(물론 난 까먹었다. 아 맛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 번 적어보기로 했다. 단, 이것은 말 그대로 단위 공정의 엔지니어기 때문에 다른 엔지니어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깨 넘어로만 알 수 있어서 순수하게 단위 공정의 엔지니어, 특히 설비 엔지니어를 기준으로 적어보기로 한다.




일단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한 부서 안에서도 근무 형태가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흔히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오피스 근무이고 24시간 교대로 돌아가는 교대근무가 있다. 이미 전에 근무에 대해서는 적어놓았던 글이 있으니 한 번 참고를 해 보면 될 것 같고 근무 형태가 갈리는 기준점이 있어서 각 라인마다 교대근무와 오피스 근무자의 비율이 서로 다르게 구성이 된다. 해당 부서장이 낮에 근무하는 인원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 오피스 근무인원이 월등하게 많고 그것이 아니라고 하면 반반 정도 구성을 하게 된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교대근무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전자의 경우를 많이 선호하게 된다. 보통 신입사원은 처음에는 오피스 근무를 위주로 있다가 반년 혹은 일 년 정도 지난 시점에 투입이 되게 된다. 내가 입사했을 10년 전까지만 해도 대졸 사원 기준으로는 3~4년 정도만 교대근무를 하면 되었으나 지금은 10년 정도 진행을 할 것을 알고 들어와야 하니 이런 근무를 버티기 힘들다면 차라리 조기에 업종을 전환하는 것을 추천한다. 입사 후 울던 생떼를 피우던 해서 부서를 바꾸는 방법도 있긴 하겠으나 과거와 같이 원활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 스스로를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이렇게 근무를 나누고 나면 과연 교대 근무를 할 때는 무엇을 할까?


설비의 유지 및 보수가 생명인 교대 근무이다.

요즘처럼 오피스 근무 인원이 늘어난 상태에서는 사실 교대근무를 선호하는 선임 사원들도 꽤나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야근을 별로 하지 않아도 되고 교대근무 수당도 나오며 오피스 근무자의 짜증(?)을 받아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인데 어딜 가나 나보다 윗사람이 없다는 것은 정말 큰 메리트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8시간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딱 8시간만 하는 것은 아니고 일단 출근을 보통 30~40분 정도 일찍 출근을 해서 사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데 인폼 시트를 확인한 이후에 라인에 들어간다. 이때 보통 라인 밖에서 인폼을 하는 경우도 있고 라인 안에서 인폼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뭐 부서 분위기에 따라 다르니까 그냥 알고 있으면 될 듯싶다. 어찌 됐건 과거에 어떤 문제가 있고 지금은 어떤 문제가 있으며 향후 어떤 업무를 연계해서 진행을 하거나 혹은 점검을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를 한다. 이때 내용을 잘 들어놔야 하며 질문이 있다면 빠르게 하는 편이 좋다. 다들 회사를 퇴근하고 나서 전화를 받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나중에 가서 이해가 안 되니 전화를 했다고 하면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이 엄청 많이 때문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시간만큼은 정말 집중해서 듣고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이때 여건이 된다면 전 시프트에서 왜 이러한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 전 근무자가 맘에 안 들거나 선배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전 근무자는 다음 사람이 얼마나 깐깐한지 여부에 따라서 인폼을 하는 경우가 꽤 있어서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막 뛰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나중에 문제가 되면 다 알 줄 알았다. 이렇게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인폼을 듣고 같은 시프트 근무자끼리 업무를 분배한다. 일반적으로는 큰 업무를 시프트 리더가 작고 자잘한 업무를 시프트 원에게 분배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요걸로 업무를 불합리하게 분배를 하는 사람도 있으니 시프트 원이라고 하면 본인의 운에 맡겨봐야 할 듯하다.


보통 스윙(SWING) 근무자는 오피스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나 마무리하고 점검하는 업무를 넘겨받는다.

교대 근무 중에 낮부터 밤까지만 근무를 하기 때문에 놀기도 좋고 하지만 넘어오는 업무가 꽤 많은 날이 있기도 한 근무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근무와는 다르게 스윙 근무자가 퇴근을 빠르게 못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지금 어느 부서를 가나 문제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스윙 근무자의 편의를 위해서 딱 밤 10시에 퇴근하라고 하면 업무가 마무리되지 못한 것이 너무 쌓여있는 경우가 있거나 연계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하자면 보통 12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나름의 힘듬이 존재하는 근무가 된다. 실제로 하는 업무는 설비를 유지 보수하는 것인데 하다 보면 오피스에 마무리되지 못한 잡무들을 넘기는 경우가 많이 있고(스티커도 붙이고 테이프도 붙이고 청소도 해 보고 백업도 챙겨보고... 사실 너무 잡다한 업무가 많아서 그 날, 그 날 다른 업무가 오면 된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업무가 많이 쌓인 날은 GY근무자에게도 고통이 연계가 되곤 한다. 보통 이 정도가 되면 ‘내가 이 업무를 왜 하고 있는 거지?’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지경에 이른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부분인데 선배들이 조금 힘들더라도 업무의 취지나 이유에 대해서는 좀 자세히 설명이 되고 공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가면 Day근무자가 오게 되고 해당 근무자는 오피스 근무자가 오기 전까지 잘 버텨서 유지를 하면 된다. 보통 해당 인원을 1명을 배치하고 오피스에서 당번을 정해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당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럼 이렇게 교대근무자들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오피스 근무자들은 뭐 하고 있는가?

신입사원 때 항상 이런 생각을 했다. 쟤네는 저렇게 다른 회사원들과 같이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아름다운 생활을 하고 있는데 왜 나만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데 역시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어 보아야 제대로 안다고 실제로 그 자리에 올라오니 뭐가 힘든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오피스 근무자가 무엇을 하는지는 각 부서별로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하는 것을 본다면...


1. 설비 총괄

보통 설비 주무라고 하는 인원이다. 사실 이 부분은 직장이라고 하는 보직장이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귀차니즘의 일환인지는 모르겠지만 꼭 밑에 한 명을 둔다. 그러고 보통 직장은 뒤에 앉아서 느긋하게 쳐다보면서 훈수만 두는 편인데 신입사원들이 보기에는 어마어마한 권력을 지닌 사람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해 본 결과는 딱히 뭐 없다. 그냥 직장 뒤를 받쳐주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이 시기에 가장 고생을 한 사람들이 주로 직장 타이틀을 달곤 하는데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24시간 문제가 되면 항상 뭔가 판단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주어야 하고 전반적인 내용을 항상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간부들 중에서는 가장 정신없이 정리를 주로 하는 자리라고 볼 수 있다. 항상 챙겨야 하고 윗사람들의 갈굼에 대응을 해야 하고 후배들의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때쯤 본성이 드러나거나 성격이 포악해지곤 한다.


2. 전산 업무

설비는 보통 하드웨어적으로 인터락(문제가 생기기 전에 사전에 차단해 주는 역할)을 걸거나 소프트웨어적으로 인터락을 걸곤 하는데 소프트웨어적인 인터락을 설정하는 것을 전산 업무라고 한다. 포괄적으로는 설비 가동 시 소프트웨어 전반을 관리 담당하고 설비 셋업 시에는 전산 데이터를 심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신입사원이 보기에는 가장 꿀보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도 꿀보직.....(응?)이었으나 최근에는 해당 업무의 포션이 중앙으로 옮겨감에 따라 개별 라인에서는 그리 많은 일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라인 설비 유지보수 업무와 병행을 해서 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그냥 덤으로 하나 얹어주는 역할 정도이다.


3. 부품 업무

우리의 목적은 바로 '설비의 정상 가동' 이기 때문에 실제로 하는 업무 중에 대부분은 동작이 되지 않는 부분을 확인하고 1:1로 부품을 교체를 많이 한다. 과거에는 부품을 구매할 돈이 없거나 부품을 미리 구해놓지 못해서 임시방편으로 망가진 설비에서 가져와서 사용을 하거나 종이 같은 것을 덧대서 사용을 한다던가 하는 위험천만한 일도 서슴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러면 대형 사고다. 그래서 무엇보다 이런 설비에서는 소위 A급 부품이라고 말하는 새 제품을 사용을 해야 하는데 이때 이 부품을 잘 수급해 놓는 것이 해당 업무이다. 대부분 전산 업무와 마찬가지로 컴퓨터를 통해서 하는 일이 많아서 뭇 신입사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지만 막상 하게 되면 해당 부품이 없을 때 똥줄 타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리고 부품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를 못하면 메이커나 부품 업체와 연락할 때 어려움이 있어서 보통 선임 엔지니어를 활용하곤 하는데 가끔은 보직장들의 욕받이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부품이 없으면 왜 다 부품 담당자 책임이지>????) 다른 부서에서는 여사원을 부품 담당자로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욕하면 바로 해고?ㅋㅋㅋㅋㅋ) 업무 난이도는 그 시기마다 달라서 어떻다고 표현하기가 좀 애매하다.


글의 내용이 다소 루즈해지고 길어지는 듯해서 다음 글로 넘겨보도록 하겠다. 아직 업무는 다 끝나지 않았고 다른 회사에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색다른 CA와 ER업무도 있으니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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