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D-800) 오늘은 잠시 회사 이야기를 하자면...

대기업은 분명히 좋긴 한데, 지금 와서 생각을 해 보면...


오늘은 연차. 

어제 출근하고 오늘 다시 연차를 낸 이유는 아들램의 병원 진료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코로나 여독(?)에 빠져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상당히 힘든 이유도 있었다. 평소 같으면 5시만 되면 벌떡벌떡 일어났었는데 어제는 그게 잘 안되더라. 역시 습관이란 것이 참 무서운 것 같다. 그렇다고 다시 잠을 자기에는 이미 눈이 떠졌으니 스마트폰을 꺼내서 보기 시작한다. 이것도 진짜 무서운 습관이긴 하다.




회사는 가지 않지만 회사 메신저에는 접속이 된다.

가끔 이것 때문에 집에서도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되지만 그래도 집에서 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이라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서 꾸역꾸역 해 주고 있다. 딱히 누가 해주는 경우를 본 적이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결국 회사 안의 시스템을 밖에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회사 사람이라면 누구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연락처를 찾을 때 참 편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름만 알면 바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동명이인 나오면 곤란해) 그리고 그 외에 누군가에게 업무 지시가 필요할 때 쓰윽 보내 놓는다(아, 난 절대 상대방이 퇴근하면 연락은 안 한다. 내가 휴일이고 상대방이 일할 때만 지시한다. 나 착해욧!)


요즘에는 코로나다 TF다 해서 자주 가진 못했지만 인사팀 인원하고 정기적인 미팅을 한다.

어제는 나는 가진 못했지만 인사팀장(부사장)도 와서 대화를 했다고 하니 나의 위상이란 게...(응??) 어쨌든 나온 내용들을 보니까 소소한 내용+임금협상 진행 내용이다. 인사팀장의 경우 실제 관여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히 알고 있는 내용이 있겠지만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 용의주도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분이 잘했다, 잘못했다를 평가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항상 협상 내용을 왜 비밀로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 그리고 무슨 협상이 8번, 10번이나 진행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당위성이 좀 궁금하긴 했다.




경쟁사들의 임금 상승률이 가파르다.

언제부터인가 그 회사들을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사실 다른 회사에 비해서 복지가 뛰어난 부분도 있는데 아예 홍보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다. 경영진들의 판단이 항상 '은둔형'에서 멈춰있는 것이 정말 아쉬운데, SK나 신세계와 같이 CEO가 전면에 서서 자신의 회사를 홍보하고 다녀도 모자랄 판에(근데 이제 우리 CEO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회사 홍보는 둘째치고 아예 뉴스에 언급되는 것도 싫어하니(정치적인 이유는 알겠지만 그거에 비하면 경영도 솔직히 진짜 못한다) 경쟁사로 인력 유출이 점점 잦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현실인데 회사에서는 인식하고 있을까.


난 사실 우리 회사가 충분히 좋다.

복지 혜택도 받을 수 있는 것은 다 받고 있고 내 사정을 다 설명해서 어느 정도 동의가 되어서 활동하는 것들이 꽤나 많기 때문에 당장 회사를 버릴 생각은 없다. 다만 내가 이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것은 나 자신과의 다짐 겸 회사의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 내가 그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일 뿐이다. 회사 자체는 정말 좋은 회사인데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의 회사는 아닌 것 같다. 뭘 해도 돌팔매를 맞으니 그냥 아무것도 안 하겠다가 현재 상황인 것 같은데 적어도 회사의 성장을 바란다면 인재 묶어두기든 영입이든 그런 것을 더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지금의 상황은 고급 인력들은 다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어정쩡한 사람들만 남게 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아, 난 어정쩡한 것도 아니고 그냥 가장 하단에 있는 사람이다. 그래도 회사를 정말 0.1% 사랑하는 마음으로 안타까워서 주저리주저리 해 봤다. 어차피 여기 글이 회사로 가진 않을 테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D-801) 코로나 이후 첫 복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