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과거

당신의 과거도 빛나고 있다

by 강동희

우연히 교보문고를 방문해 두리번거리다 발견한 산삼같은 책이었다. 작가의 옛 작품인 <새의 선물>을 굉장히 즐겁고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우연히 마주친 <빛의 과거>는 나를 설게게 했다.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가 77년의 여대생 기숙사를 통해 여러가지 사건들을 통해 다양한 인간의 면모를 보여주고, 17년의 현재를 통해서 세상에 적응한 여성의 모습을 희진과 유경을 통해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다양한 인물과 사건을 통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풀어냈다. 기숙사 내에서의 미묘한 신경전이나 당시의 대학 생활들이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등장하는데 다른 학교의 남학생들과의 미팅 이야기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그 시대의 낭만이나 풋풋함이 녹아있다. 개인적으로 여자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과거 여대생의 다양한 삶을 보여준 점은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그 시대를 겪지 못한 세대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즐겁게 보았듯 그 시대만의 재미를 찾을 수 있고, 그 시대를 겪은 세대는 그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인물들 중 친해지지 못할 것 같았던 희진과 유경의 인연을 보며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다름'은 당연한 것이다. '다름'을 '당연함'으로 받아들여지면 이해로 서로를 인정하게 됨을 느끼게 했다. 짐짓 이 소설을 페미니즘 소설로 받아들일 수 있겠으나 그저 사람들의 다름과 다름에 의한 사건들, 그 이야기들을 통해 이어진 인연의 연속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제시한다. 그 시대의 문제나 편견들이 등자아지만 고발이나 비판이라기보다는 그런 시대였고,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해줌으로써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세상도 변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시대의 다름을 보여주며 점진적으로 변해감을 느끼고 점점 나이지고 있음을 말하기도 하고 오히려 변화 사이에 불변하는 것과 여전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빛의 과거를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하는 것보다는 소설의 구성처럼 다양한 사건들이 휘몰아친 한 세월에 대한 이야기인 것처럼 그저 하나의 소설, 하나의 이야기로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온전히 이야기만을 즐기기에도 충분히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빛의 과거

은희경

2019.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