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그립지 않은 아이들

(2023.8.21)

by 박진환

언제 방학을 했냐 싶게 우리 아이들은 월요일인 데도 개학한지 이틀째인 데도 전혀 굴하지 않고 에너지를 아침부터 뿜어댔다. 어쩌면 잘 쉬어서 더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제주도 다녀와서 가져온 차를 친구들과 나누고 싶다는 **이의 간절한 요구로 아침은 오설록 딸기차로 함께 했다. 그때

ㅇㅇ이가 오늘 '주말 이야기' 하지 않느냔다. 월요일에 주말 나누기를 하는 게 재밌었나 보다. 오늘은 그래서 그걸 '한 문장으로 써보자'라는 제안을 했다.


2학기에 우리 아이들이 꼭 해내야 하는 게 문장쓰기이다. 1학년을 네 번 경험하면서 글을 잘 읽는 아이라도 쓰기는 매우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하루 한 문장을 쓰기 연습을 하면서 그 부담을 덜어 놓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오늘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지난 주말에 있었던 일을 가볍게 떠올려 보게 하고 나를 예로 삼아 쓰는 예를 들려주며 안내했더니 곧잘 쓴다. 두 달 동안 하루 한 문장을 쓰면서 글쓰기에 무사히 입문하길 바랄 뿐이다.


오늘 첫 시간은 책을 소개하는 시간. 국어교육과정 첫 단원이 바로 '친구들에게 책을 소개하기'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이들에게도 방학 동안 아님 지난 1학기 동안 교실 학급문고에서 기억에 남는 책을 소개해 보라 하였다. 책을 찾아 자리에 앉은 아이들은 처음에는 어떻게 할지 쭈뼜하다가 방법을 충분히 안내하자 그제야 한 둘 씩 손을 들고 나중에는 서로 하려고 차례를 기다리기까지 했다. 물론 아직은 무엇을 설명하는 게 이 아이들에게는 익숙지 않아 보였다. 서툴러도 큰 목소리로 바른 자세로 발표 하라고 계속 주문을 했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도전해야 할 또 다른 지점이 보였다. 그렇게 마무리가 되고 중간놀이 시간. 아이들이 총알 같이 뙤약볕이 가득한 마당으로 뛰어나갔다.


마지막 시간은 시계보기 시간. 뜻밖으로 시계 읽는 것을 배운다는 것에 아이들은 흥분과 기대를 보였다. 12명 중에 시계 읽기에 자신이 없다는 아이들이 10명이 되었다. 나머지 두 명도 사실 잘 읽지는 못했다. 그렇게 시작한 시계읽기. 시를 먼저 읽는 법, 분은 30분 단위로 읽는 법을 차근차근 알려주면서 아이들 각자에게 모형 시계를 나눠줬다. 그리고는 모니터 혹가 내가 부르는 시간을 맞춰보라 했다. 저마다 생각보다 재밌다며 별 거(?) 아닌 시계 보는 시간을 즐겼다. 내일은 다양한 시계놀이 활동으로 학습을 잘 마무리 하려 한다. 아이들이 무척이나 재미있어 하니 다행이다 싶다.


오늘 우리 아이들은 무척이나 힘이 넘쳤다. 고학년 아이들은 개학이 싫다며 개학부터 짜증을 부리던 녀석들도 꽤 많았는데, 우리 1학년 아이들은 하나 같이 언제 방학이 있었냐는듯, 방학이 길어서 지겨웠다며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을 즐기는 아이들. 중간놀이 점심놀이시간을 엄청 신나게 즐기는 아이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방학이 그립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아이들 덕분에 덩달아 힘을 내며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2학기, 이제 시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텀 혹은 휴식의 필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