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찾기의 의미

(2023.8.28.)

by 박진환

1학기에 이어 해마다 월요일은 아이들의 컨디션이 들쑥날쑥일 때가 많다. 뭔가 어수선한 느낌. 다잡아 책 간단히 읽고 아침 문장 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제 조금씩 익숙해지는 게 문장을 쓰는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앞으로 계속 이 상태가 유지가 됐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첫 시간은 백희나 그림책으로 국어수업을 시작했다. 9월 15일 서울 전시회를 준비하는 것도 있고 그림책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게 하고자 하는 이유도 있다. 오늘의 그림책은 지난 주 <이상한 엄마>에 이어 <꿈에서 맛본 똥파리>로 시작을 했다.


백희나그림책 중에서 <꿈에서 맛본 똥파리>는 결이 좀 다른 그림책이다. 오빠개구리가 올챙이 동생들의 요구와 부탁으로 헌신적으로 똥파리를 잡아 입에 넣어주고는 쓰러진다는 이야기. 지친 오빠개구리가 꿈에서 모든 맛을 보고 다닌 똥파리를 먹고는 기분 좋게 일어나 새롭게 또 먹이를 잡으러 나선다는 그림책. 글자 수도 적도 소재도 그래서 아이들은 가볍게 만나고 한껏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만들기로 정리를 했다. 병풍접기인데,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 내 손이 닿을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도 실수가 잦아서 챙겨주느라 진땀을 흘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접기를 완성하니 개구리의 긴 혀가 병풍사이를 통과해서 혀 끝이 똥파리를 향하는 그림들이 저마다 개성있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나중에 앞 표지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오늘은 급해서 하지 못했지만, 내일은 이 작품을 늘어놓고 아이들과 감상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저마다 무슨 말을 하고 얼마나 웃을지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실 오늘부터 수업일정은 2학년과 바뀌었다. 2학기때부터는 월요일이 5교시, 화요일이 4교시가 됐다. 수학이 오늘 상황에 따라 한 차시가 줄면서 빠르게 진행을 해야 했다. 오늘의 수학수업주제는 '규칙찾기'. 아직 규칙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규칙찾기는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문득 들었다.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일단 확인하고 내일부터 응용한 놀이로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것으로 했다. 일단 규칙찾기에 대한 감을 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대체로 무난히 교과내용을 수행해 주면서 규칙찾기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충분히 감을 잡고 수의 배열까지 갔는데, 거기서 조금 헷갈리기 시작하는 경우가 보였다. 수의 배열이 일정한 간격으로 띄어졌을 때, 어떤 모습인지를 스스로 만들기할 때 오류를 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것에 대한 충분한 연습이 되지 못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내일은 100칸 수 배열판으로 규칙성을 좀 더 익혀 보게 하려 한다. 이번 방학 중 수세기 칩으로 규칙성은 물론 수 세기에 대한 연수를 받을 수 있었는데, 내일 그 작업을 하려 한다.


규칙에 대한 것을 배우면서도 규칙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다. 방금 한 약속도 잊고 아님 잊고 싶은 욕구가 가득찬 아이들에게 규칙찾기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접근을 할 수가 있을까? 내일은 그 질문을 하려 한다. 규칙이란 어떤 특징이 있고 우리 삶에서 규칙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기 삶에서 규칙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수학이 자기 삶과 맞닿아 있다는 학문이라면 나는 1학년 하고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내일 아이들이 어떤 답을 내 줄지가 사뭇 궁금하다. 하~ 비가 내린다는 날에 생각보다는 흩날리는 수준이다. 따듯한 국물이 먹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꿈에서는 못할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