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18.)
우리 새싹이들이 입학한 지도 어느덧 200일째가 됐다. 정확히 말하면, 어제가 200일. 오늘은 201일째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자기가 지금 어느 지점에 있고 무엇이 변했는지를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0일 자축 잔치를 마련했다.
"나는 어 어 한글을 읽을 수 있어요."
"나는 이제 토씨를 틀리지 않아요."
"나는 잔소리를 줄였어요."
"나는 아직 우유곽을 따지 못해요. 그래도 밥을 좀 먹을 수 있게 됐어요."
"나는 힘들어도 참을 수 있게 됐어요."
"한글을 읽을 수 있어서 수학도 풀 수 있어요."
아직 뚜렷하게 달라지지 않아도 괜찮다. 변화 가능성만 보여준다면야, 무엇이 문제일까?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변화하고 달라지지 못할 아이들은 없다. 다만 속도의 문제일 뿐. 국가교육과정이 기다려 주지 않고 사회가 기다려 주지 않을뿐.
200일 잔치를 하기 전, 교실 속 북스타트를 하기 위해 준비한 수첩을 나눠주었다. 책 읽기에 대한 다짐과 책을 읽으면 좋은 점,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지에 대해 알려주고 잘 해보자 힘을 주었다. 그리고는 그림책보다는 이제부터는 글밥이 많은 동화를 중심으로 읽자고 했다. 아이들과 나는 각자 읽을 만한 책을 교실을 돌아다니며 나눠 5권씩을 채워 주었다. 이제부터 또 시작이다. 또 다른 100일을.
다음으로 준비한 200일 자축 케잌과 100자가 붙은 백설기를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모두 나누어 주었다. 함께 200일을 자축하고 남은 100일 건강하게 살아보자 기원을 한 것이다. 아이들은 서로 배달하겠다고 난리. 그렇게 배부를 하고 다시 돌아온 아이들에게 지난주 금요일에 서울서 본 뮤지컬의 원본인 그림책 <장수탕 선녀>를 보여주었다. 이미 본 아이들도 있었지만, 다녀와서 보여줄 요량이었는데, 아이들은 뮤지컬의 감흥 때문이었는지 그림책을 보는 눈들이 달랐다. 재미도 재미지만, 아이들에 이제는 그림책과 함께 추억이 하나 남았다.
다음으로 아이들을 케잌 주변으로 몰려 오게 해서 '100'이 찍힌 백설기 두 개씩 나눠 준 것을 다시 떡케잌 주변에 두고 다 같이 모여 기념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는 요쿠르트를 두 개씪 나눠주고 뮤지컬 메인 테마 '요구릉'을 틀어주고 노래를 함께 부르며 춤도 추었다. 아이들은 또 다른 100일이 왔으면 좋겠다며 신나게 즐겁게 웃으며 뛴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웃는다. 그리고 웃프다. 사실 힘이 넘치는 이 아이들과 이제 같이 지낼 날도 100일 정도 밖에는 남지 않았다. 어쩌면 다시는 같이 놀 수 없고 살 수 없는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남은 100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 주고 싶은 마음과 다짐을 해 보는 오늘은 201일. 모레는 마침내 D-100을 보여주어 거꾸로 수를 세어가는 연습과 함께 우리에게 남은 날이 이제 100일도 안 남았음을 확인할 것이다. 부족한 시간, 사라져갈 시간,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 오늘은 아이들 덕분에 세월의 한 자락인 시간을 참 많이 생각해 봤다.
200일째는 좋다 | 1학년 000
학교버스에서 **랑 200일째 이야기를 했다.
꿀떡이야기도 했다.
6학년 언니들도 왔으면 좋겠다.
오빠들도 왔으면 좋겠다.
200일째는 좋다.
맛있는 것도 있으니까 좋다.
300일째도 기대된다.(2023.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