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생태놀이시간

(2023.12.14.)_ 아이들과 헤어지기 전 D-16

by 박진환

날이 흐리다. 기온은 겨울인데도 한참 영상이라 오후에 눈이 아닌 비가 내린다고 한다. 때마침 점심시간 움직이는데 비가 내린다. 공사 중이라 학교 밖을 둘러 가야 하는 길. 우산 쓰고 밥 먹으러 가야 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내년 3월 정말 입주를 할 수 있을까? 길어지고 늘어지고 늦어지는 공사 일정에 지쳐만 간다. 하아~ 오늘은 마지막 생태놀이 시간. 지원단 어머님들 세 분이 찾아오시고 나중에 온채움샘(도우미교사)까지 해서 네 분과 함께 진행을 했다.


오늘의 주제는 '겨울'. 겨울철에 만날 수 있는 나무. 오늘은 나무 잎이 아니라, 나무 줄기 표면을 탁본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봄에 내 나무라고 학교 뒷산에 정해 놓은 나무를 찾아 종이를 대고 색연필이나 크레파스를 대고 문질러 본을 뜨는 것. 아이들 손이라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기꺼이 즐겁게 참여했다. 봄에 만나 이름까지 지어주었던 나무가 겨울을 잘 견뎌내고 있어 반갑다는 아이들의 소감이 살갑고 정다웠다. 탁본을 뜨고 원래 나무의 이름을 쓰고 별명을 써서 공책에 붙이는 것으로 첫번째 시간은 무난히 끝났다.


두번째 시간은 겨울철 철새를 공부하며 철새 오리를 오려 모빌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했다. 겨울철에 볼 수 있고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철새에 대한 지식을 먼저 확인해 보았다. 그 중에 오리가 보는 것이 쇠오리, 청둥오리, 흰죽지, 흰뺨검둥오리가 있는데 비슷하게 종이에 그린 작품을 오리게 해서 구멍도 뚫고 날개죽지에 칼로 그어 날개를 끼워 넣는 작업도 했다. 그래서 주워 가지고 온 나무 가지에 실로 매달아 균형을 잡아보게 했다. 이 모든 작업의 바탕은 붉나무의 <사계절 생태놀이>(돌베게어린이)를 참고했다.


쉽지 않는 작업이었지만, 지원단 분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이 나뭇가지 하나에 두 종류의 오리가 매달려 있는 모빌을 만들 수 있었다. 아이들도 집중해서 오리고 끼워 매다는 작업을 해주었다. 아이들답게 오리가 하나 만들어지자 비행기 몰듯 뛰어다니거나 던지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게 매단 모빌. 생각보다 괜찮은 모습이었다. 여러개를 달기에는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1학년 아이들이 하기에는 무리였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겨울철 철새를 알게 된 것만으로 나름 성과라 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시간은 나무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또 해보았다. 반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원래는 학교에 목공실이 있었는데, 공사중으로 사라져 당분간 사용할 수 없어 나무를 자르고 구멍을 내고 하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에코샵 홀씨의 힘을 빌 수 밖에 없었다. 첫 작업은 솟대. 솟대의 유래와 가치에 대해 아이들과 같이 확인하고 각자 내년 소원을 담아 세 가지 모양의 솟대를 각자 선택하고 받아 간단히 꾸미고 자신만의 솟대를 만드는 작업을 아이들에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반제품이라고 해도 아이들 성향과 기질이 담긴 작품이어서 꽤나 흥미로웠다.


마지막 시간은 나무 피리 만들기. 자른 나무줄기에 구멍을 두 개 뚫어 소리가 나게 만든 반제품.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 했던 작품이기도 했다. 나무공작상자를 각자 나눠 주고 더 꾸밀 수 있으면 꾸미도록 했다. 신나게 만들고 꾸며 각자 만든 나무 피리. 우리 아이들은 이 나무 피리를 목에 걸고 점심시간 급식실을 가는 내내 불고 다녔다. 이제 지난 일 년동안 우리 1학년 생태놀이 시간을 도와주신 세 분 지원단의 인사로 마무리를 했다. 각기 다른 학년의 보호자 분들이었지만, 학교의 특색활동인 생태교육을 지원하여 1년을 애써주신 분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제 난 출장을 가야 한다. 오늘은 홍성으로 간다. 우리 학교에서 실천한 그리고 앞으로 추진하려는 문해력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우리 학교에서 하는 문해력 교육은 사실 충남 어느 학교에서도 하지 못하는 활동이다. 자꾸 눈에 드러나는 금세 눈에 드러나는 각종 행사로만으로는 진정 아이들의 성장을 도울 수 없다. 공부는 나중에 해도 체험활동이 충분하면 다시 다잡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도 없는 말에도 난 동의할 수 없다.


세상 그 어떤 학교도 읽고 쓰고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학습이 전제가 되지 않은 체험은 무의미하다. 이제 각 학교들이 그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불려가는 것이다. 이건 트렌드가 아니라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이다. 오랫동안 우리네 학교는 암기식 교육의 반발로 체험교육을 강조했을 뿐이었다. 난 이런 문제를 대안학교 10년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면서도 뼈저리게 느꼈다. 오늘 나는 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것이다. 더 자세하게 .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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