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3.)
"그냥 들어가~"
"짐이 있어서 잠시 내려 놓고 가려고요."
"그냥 들어가라니께. 저 왼쪽 구석에 대면 되야~"
"아, 그냥 들어가라고요?"
오늘 진달래꽃전잔치에다 수업준비로 책 좀 가져와서 짐이 많아 교문 앞에 내려놓고 주차하고 오려 했더니 다행스럽게도 주사님이 들어가라 하신다. 쉽게 짐을 옮길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학교 공사중이라 작은 학교에서 주차할 곳이 없어 인근 논밭 공터에 대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이래저래 고달프다. 오늘 그나마 쉽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들어서자 지원단분들도 일찍 들어 오셔 일손을 덜어주셨다. 일단 오늘은 네 시간 모두 진달래꽃전잔치로 보낼 것 같아 아침에 하는 루틴은 오늘은 생략했다. 오늘은 거산초등학교 학교 주변 꽃을 알아보았다. 지난해 찍어 두었던 사진을 피피티로 만든 파일을 활용해 거산의 꽃을 알아보고 먹을 수 있는 꽃과 그렇지 못한 꽃을 구분하였다. 다음으로는 진달래에 대한 간단한 지식도 알아보았다. 참꽃 진달래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서 뒷산으로 갈 준비를 했다.
지원단 세 분의 도움을 받아 지난 주 월요일에 올라갔던 위치로 갔다. 가서는 진달래 꽃을 관찰하고 꼭 필요한 분량만큼만 진달래 꽃을 따기로 했다. 나중에는 더 큰 군락지로 자리를 옮겨 진달래꽃잎을 따고 수술과 암술을 따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모두 필요한만큼 꽃잎을 따고 다시 내려와 교실로 들어갔다. 교실에 오기 전 지원단분들은 진달래 꽃잎을 가볍게 씻어 헹구었고 키친타올에 말려 꽃전할 준비를 했다.
아이들과 진달래꽃 노래를 부르며 시작한 세 모둠의 반죽작업을 시작했다. 찹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익반죽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았다. 지원단 세 분을 나는 열심히 도와드리며 돌아다녔다. 조금씩 반죽이 만들어지고 아이들은 나도 해 보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열심히 전모양을 만들어갔다. 그렇게 만든 찹쌀가루 전을 프라이팬에 올리고 꽃잎을 올리자 아이들이 탄성이 나왔다.
"와, 빨리 먹고 싶어요."
"맛있겠다."
"선생님, 저는 하트모양을 만들어 보았어요."
"선생님, 저는 우리나라 모양을 만들었어요. 보세요."
"선생님, 이거 먹어도 돼요?"
"선생님, 꿀발라 주세요."
"저도요. 저도 꿀 주세요."
한 시간을 정신없이 전을 굽는 데 보냈다. 아이들은 저마다 먹고 꿀을 바른 전을 먹고는 맛있다고 난리다. 예전에 맵쌀을 섞었을 때도 있었는데, 이렇게 찹쌀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나중에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잔에 꿀을 넣고 꿀차를 대접했다. 위에 진달래 꽃을 얹어서 말이다. 어떤 아이는 방금 진달래 전을 먹어 놓고는 차 위에 띄워 놓은 진달래를 먹어도 되냐고 묻는다. 그렇게 차 한 잔씩을 모두 마시고 진달래꽂전 잔치를 한 소감을 물었다.
"맛있었어요. 반죽으로 모양을 만들어서 좋았어요."
"저두요. 하트 모양으로 반죽한 걸 전으로 해 먹어서 좋았어요."
"저는요. 우리나라 모양을 만들었어요? 봤잖아요. 선생님."
오늘 지원단 분들도 다들 점심을 드시고 소감을 여쭈었더니 처음 해 보는 것이라 낯설어서 살짝 긴장도 했고 찹쌀 반죽 자체를 처음 해 봐서 실패할까 걱정했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하지만 아이들과 무사히 즐겁게 진달래잔치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이후 생태학습 일정을 확인하고 다음 13일에 다시 모이자고 했다. 모이는 장소는 영인산산림박물관이다. 사전답사이기도 하고 풀잎으로 소리를 내어 보는 사전 학습을 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을 위해 함께 하시는 학부모님들의 열의와 정성이 고맙기만 했다.
오늘 하루 일정을 끝내고나니 그야말로 진이 다 빠졌다. 지원단분들이 합류로 아이들도 들떠 이전과는 다른 행동, 이전에는 보여주지 않던 행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것도 그 아이들의 모습인 것 같아 주의 깊게 봐 두었다. 오늘부터 다음주까지 이어지는 보호자 상담기간 동안 아이들을 좀 더 알아가는 시간, 이해하는 시간, 그래서 도울 방법을 찾는 시간으로 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