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3.)
이제 아침에 세 녀석이 유치원에 가 있는 건 당연한 풍경이 됐다. 나중에 뭐라고 좀 했더니, 고양이 소리를 내며 내게 앵겨 난리다. 다행히도 어제 공사로 수도관이 파열돼 문제가 됐던 것이 오늘 아침 복구가 돼 아침에 차를 탈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잔을 나누게 하고 난 곧바로 물을 타러 갔다. 그렇게 오늘 사과차를 준비하고 아이들을 기다렸다. 삼삼오오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차를 따르며 인사를 건네자 옛이야기 빨리 들려달라고 보챈다. 그러지 않아도 할 텐데, 잔뜩 생색을 내고 오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늘 이야기의 제목은 <거북이와 차돌이>. 이름을 소재로 재미나게 풀어낸 옛이야기라서 아이들도 흥미로워 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1-10까지의 수를 공부할 때도 이름을 소재로 하는 수업을 할 때에도 모두 도움이 될 것 같아 단단히 표시를 해두었다.
첫 시간은 수학. 오늘은 5를 배우는 시간. '5'와 관련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결론은 '손', '손가락 다섯 개'로 모아졌다. 나중에는 개나리 잎 개수를 이야기 하는 아이도 있었고 5월 5일 어린이날을 이야기 하거나 시계 5시를 언급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여간 손으로 모아진 그림을 그리게 하고 숫자 '5'와 다섯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숫자 '5'를 쓰는 법을 익혔다. 이렇게 '5'까지 익혔는데, 교과서와 익힘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고민이었다. 이왕이면 0과 10까지 다 배운다음에 한꺼번에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일단 더 기다려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다음으로는 숫자와 점카드로 놀이를 해 보았다. 나란히 숫자 카드와 점카드 0~9까지의 수를 뒤집어 놓고 짝을 먼저 맞히는 사람이 가져가는 놀이인데, 수세기에 대한 감각을 높이는 놀이로 적당해 해 보았다. 다행히 아이들이 재미있게 때론 진지하게 참여했다.
"자, 당연히 이 놀이를 하다보면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이 나올 거예요. 그런데 누가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얼마나 잘 세는 지가 중요해요. 그래서 이 놀이를 하면서 아무도 싸우지 않고 아무도 다투지 않고 즐겁게 참여하면 칭찬도장 하나씩 줄 게요."
승부를 가리는 놀이를 하게 도면, 지나친 승부욕으로 놀이수학에서 얻어야 할 수학적 개념과 감각을 익히지 못하고 승부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번에는 여러 번 주의를 주고 당부를 했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이기고 지는 것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몇몇 아이들이 점의 개수와 숫자를 잘 기억해 다음에 활용할 지점까지 생각해 두는 감각이 있기를 바랐는데, 그런 지점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를 보았다. 앞으로 이런 놀이에서 그런 감각을 높일 수 있도록 좀 더 주의를 환기시키는 지도를 해 두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아이들이 놀이에 어느 정도 몰입을 하는 과정에서 00가 소리를 쳤다.
"와, 이겼다."
"난 졌지만, 그래도 괜찮아."
"와, 00가 좋은 말했네. 졌지만 괜찮다고. 맞아요. 져도 괜찮아요. 즐기면서 싸우지 않고 다투지 않고 하면 된 거예요. 재밌죠?"
"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중간놀이를 거쳐 국어시간. 오늘은 'ㄱ, ㅋ, ㄲ' 삼형제 글자의 마지막 글자, 'ㅋ'를 익히는 날이다. 그런데 여전히 고민은 두 아이가 닿소리(자음)의 이름과 소리값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 빨리 익히는 방법은 이름과 소리를 알게 돼 읽는 연습이 되는 건데, 이게 되지 못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다른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아 조금 걱정이 되는데, 좀 더 켜 봐야 할 것 같았다. 내일은 수업계획을 바꾸어서 이번주에 배운 삼형제 글자를 10칸 공책에 쓰고 익히는 시간으로 보내려 한다. 조급해 하지 말자. 괜찮다. 괜찮다. 요즘 들어 아이들 사이에 다툼이 늘어난다. 예견했던 거지만, 다툼의 양상과 다툼의 대상을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여전히 방과 후 이후에 문제가 생기기만, 결국 다음날로 이어질 수도 있는 거여서 좀 더 주의깊게 지켜 봐야 할 것은 분명하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