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10.)
하루에 한 명 씩 아픈 아이들이 생긴다. 환절기라 그러려니 하지만,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학교에 다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옛이야기는 '산삼과 이무기'라는 이야기. 착한 사람에게는 복이 생기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이다. 아이들에게 권선징악적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겠다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선과 악의 선명한 기준은 아직은 미숙한 어린 아이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정확한 판단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과 조상의 슬기를 은연 중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오늘의 첫 시간은 1단원 수학 단원 평가를 하는 시간. 수학나라 공책에 지도서에 담긴 단원평가 문항을 실은 걸 그대로 담아 놓은 것을 아이들에게 제공했다. 역시나 문제들이 발생한다. 일단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은 일일이 문제를 말로 설명해 주어야 했고 글을 좀 읽는다는 아이들도 조금은 꼬아 놓은 질문에 당황해 했다. 어쩔 수 없이 평가를 해야 해서 실었지만, 정말 이런 식의 문제풀이와 접근이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난 잘 모르겠다.
결국은 문해력을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선행학습을 부추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학익힘책 어려운 문제 6번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도서에 실린 단원평가의 질도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겨우겨우 문항을 해결해 가며 1단원을 어느 정도 마무리를 했는데, 앞으로 등장할 연산단원에서 꾸준히 보완 보충해야 할 것 같다. 이어지는 수학도형단원에서 수세기 관련 그림책으로 좀 더 감각을 높여나갈 생각이다.
다음은 'ㅆ'을 배우는 시간. 오늘은 'ㅆ'을 <첫 배움책>을 그대로 해보았다. 그동안 티비 화면을 이용해 따라 쓰며 함께 읽으며 진행을 했는데, 내용도 간단하고 바로 할 수 있을 상태도 아이들이 돼 있는 듯하여 해 보았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무사히 과정을 마쳐주었다. 두 명의 아이들도 이제는 조금씩 감각을 살려 나가는 것 같았다. 이제 좀 더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글자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나가길 바랐다. 앞으로 시간이 충분하니 지켜보고 지도를 해야할 것 같다.
시간이 좀 남아, 금요일에 했던 감자밭에 가는 수업을 오늘 당겨했다. 금요일에 전교다모임에서 들살이(야영) 모둠별 활동이 있어 1학년도 참가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수첩을 챙겨 텃밭에 나가 우리 감자밭을 찾았다. 정말 우리 반 감자밭이 제일로 풍성하다. 아이들도 저마다 우리 감자밭이 잘 자라주었다며 반긴다. 각자 자기가 심은 감자 위치로 앉아 풍성한 잎을 관찰하게 했다. 자세히 보면서 무엇을 그릴 지를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난 뒤, 자세히 그림을 그리게 했다.
애들 대부분이 그럼에도 대강 그려 버리는 경우가 있어 입맥을 그리게 하고 더 자잘한 입맥까지 그려 보게 했다. 어떤 녀석들은 감자잎보다는 잎과 줄기를 타는 개미에 빠지거나 감자잎 아래 세잎 클로버에 더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움직이는 벌레와 익히 아는 것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우습고도 재밌고 귀엽기도 하고. 그렇게 그린 그림들은 참으로 각양각색이었다. 교실로 들어와 색연필로 채색을 하고 앞에 나와서 실물화상기 아래 놓고 설명을 하고 소감을 이야기 하게 했다. 서툴지만, 나의 안내에 따라 제법 잘 설명을 해주었다.
오후시간에는 국악시간이 이어지고 미처 가족사진을 보고 미처 소개를 하지 못한 네 아이의 발표가 이어졌다. 특이했던 건, 00가 식구들이랑 제주도에 다녀온 것을 앨범으로 만든 걸 부모님 몰래 들고 와서 발표를 준비한 것. 이미 00 아버님으로부터 가족 사진을 받아 놓았는데, 오늘 발표를 할 것으로 예정된 00가 앨범을 몰래 가져와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자랑스럽게 식구들과 제주를 다녀온 앨범을 보며 가족 소개를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다른 아이들의 발표도 이어졌는데, 일찍 보내주신 두 아이의 사진이 다운로드가 되지 않아 일단은 실물화상기로 폰을 비춰 발표를 하게 했다. 다시 다운로드를 받아 제대로 발표를 시켜야 할 것 같았다.
겨우겨우 6교시를 마치자 곧바로 수요일 교사 연수 시간이다. 하루가 종일 바쁘다. 바쁘면 이런 일기도 집중해 쓰기 힘들다. 하긴 해야 하는 것인데...교사의 하루는 숨돌릴 틈이 도무지 없다. 여유가 없으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데, 학급 인원이 많으면 제대로 교육할 수 없는데...시스템의 개혁은 없이 교사 수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줄이려는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수업시수만 늘여서 교사가 생각할 여유가 없이 하루를 보낸다고 의미있는 교육이 되지 않는데...언제쯤 우리네 교육은 달라지려나....뜬금없이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런데 말이다. 오늘 참 하늘이 맑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