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윙, 다시

by 들풀



늦은 나이에 테니스 라켓을 처음 잡았다. 코트 위에 선 내 모습은 누가 봐도 서툴렀다. 처음엔 웃음거리였다. 폼은 제멋대로였고, 발은 한 박자 늦게 따라갔다. 공은 늘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곤 했다. 나는 그 뒤를 허둥지둥 쫓아가며 웃음 섞인 탄식을 내뱉곤 했다.

"괜찮아요. 누구나 처음은 그래요."

옆에서 누군가 건넨 말은 따뜻했지만,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켓을 손에 쥐면 가슴이 뛰었다. 저녁놀에 물든 운동장은 다른 세상 같았다. 땅을 박차는 발소리, 공이 라켓에 맞아 울리는 경쾌한 파동, 그리고 땀 냄새가 뒤섞인 공기, 거기엔 일상에서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생기가 있었다. 레슨 끝난 후 마시는 막걸리와 맥주의 맛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몰랐다. 적당히 마셔야 하는 줄 알면서도 우리는 혀 꼬부라지는 소리가 날 때까지 마시며 그날의 기분을 만끽했다.

그날 이후 나는 자신도 놀라울 만큼 자주 운동장을 찾았다. 어설픈 자세와 느린 발놀림에도 불구하고, 땀방울이 흐를 때마다 무언가 살아 있다는 확신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다섯 해가 흘렀다.

운동장 한쪽에선 늘 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자, 기본기를 지켜야 해. 괜히 힘주지 말고, 무릎을 더 굽혀, 라켓 각도를 유지해야지, 힘 빼고 기본에 충실해야 해.

그의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대장 아저씨였다.' 경찰에서 평생을 보내다 퇴직했다는 그는 회색빛 머리를 짧게 깎아 올리고 언제나 깔끔한 복장을 유지했다. 땀에 젖은 셔츠마저 단정해 보였다. 그가 걸어 들어오면 코트 주변의 공기마저 긴장하는 듯했다.

사람들은 그를 존경 반, 두려움 반으로 따랐다. 나 또한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을 뿐 감히 말을 붙일 용기는 나지 않았다.


몇 번의 인사로만 지내던 어느 날, 그가 내게 다가왔다.

"당신, 내가 직접 가르쳐줄까? 후배 경찰들하고 같이 배우면 더 재미있을 거야."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그의 제안은 뜻밖이었고,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이후 내 생활은 달라졌다. 새벽,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은 운동장에 나와 그는 묵묵히 서 있었다. 저녁, 하늘이 붉게 물들면 그는 라켓을 든 채 내게 손짓했다. 그의 목소리는 늘 같았다.

"기본을 잊지 마. 테니스는 기본에서 시작해. 기본으로 끝나는 거야."

레슨은 힘들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졌고, 공은 여전히 내 의지와는 다른 궤적을 그렸다. 스텝은 꼬이기 일쑤였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나의 목구멍에 숨이 넘어갔고 손바닥은 금세 물집이 잡혔다. 하지만 그의 지도는 달랐다. 차갑지만 따뜻했고, 엄격하지만 정직했다.

"다시."

그는 짧게 말했다.

"힘을 너무 주지 마, 어깨를 열고, 라켓은 자연스럽게 휘둘러, 네 몸이 아니라 공을 따라가야 해."

몇 번이고 공을 흘리고, 발을 헛디뎌도 그는 결코 화를 내지 않았다. 대신 차분하게, 반복해서 내 자세를 교정했다. 땀이 이마에서 턱으로 흘러내릴 때쯤이면, 그의 한마디는 지친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었다.

몇 달이 지나자 나도 모르게 그의 말투와 동작을 따라 하고 있었다.

그는 예순 중반, 하지만 다져진 어깨와 정돈된 생활 습관은 나를 압도했다. 지나치게 교과서적인 모습이 숨 막히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동시에 안심이 되기도 했다.

저녁노을 아래서 공을 주고받을 때면, 내 그림자와 그의 그림자가 길게 코트 위에 겹쳐졌다. 그 순간마다 나는 이상한 안도감을 느꼈다. 나의 서툶과 그의 단단함이 섞이며, 비로소 균형이 맞춰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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