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종합운동장에서 테니스를 친다
검은 깃에 어둠을 숨긴 채
하늘 끝을 가르며 날아간다
바람은 그의 말을 듣고
나뭇가지 끝에서 떤다
검은 날개 끝에 묻은
잊혀진 오후의 빛
죽은 나뭇잎 위를 스치며
오래된 비밀을 되새기듯
울음을 토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불길하다고 어둡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울음 속엔 깃든 것은
두려움이 아닌
깊은 이해라는 것을
흉조라며 손가락질 해도
하늘 한 조각 찢으며
세상을 담는다
사라진 길 잊힌 이름
스매시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