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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n 14. 2024

생물학적 한계와 건전한 판단력(동영상).

(유튜브 채널: 정신관리TV)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힘든 이유가 한 가지 있다. 다름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자신의 희망이나 기준과 실제 현실의 괴리이다. 비현실적인 가치관이기도 하고 철학의 문제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착한 사람이라는 가치관이나 또는 성공이라는 인생의 목표를 가질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가치관이나 목표가 실제로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온유한 사람이 되고자 목표를 지만, 자신도 모르게 자주 화를 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평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데, 자신의 언행에서 폭력적인 성향이 발견된다.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모든 면에서 너무 짜게 군다.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너무 자주 불안해한다. 이처럼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결국 자기 자신을 비하하거나, 나는 어쩔 수 없어라는 자포자기적인 마음자세를 갖게 된다. 사람은 하나의 생명체로써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과 안전을 확보해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완전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정신적 기준에서 좋은 면과 나쁜 면의 양면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비율과 정도의 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세상에는 완전하게 착한 사람도 없고, 완전하게 악한 사람도 없다. 완전하게 의로운 사람도 없고, 완전하게 불의한 사람도 없다. 그래서 사람이 완벽한 정신적 자질을 추구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하는 것과 같다.

지두 크리스나 무르티는 자신의 저서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에서 인간을 양면성을 가진 '이상한 정신적인 혼합물'이라고 묘사하였다. 한 사람에게 평화의 마음과 폭력성, 자비심과 인색함이 묘하게 섞여 있다는 것이다. 사이프러스 출신의 신비주의 구루였던 다스칼로스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염체라고 부르며 두 가지로 구분하였다. 의식적인 명확한 생각이 감정과 욕망을 통제하는 경우를 생각-욕망 염체라고 부르고, 반대로 욕망과 감정에 무의식적으로 생각이 지배되는 경우를 욕망-생각 염체라고 불렀다. 어찌 되었건, 사람은 이성적인 생각과 무의식적인 감정이나 욕망이라는 이중적인 정신지배 체계 속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다. 흔히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감정이나 욕망의 표현은 표현 당시에는 모르고, 언행이 이루어진 다음에야 깨닫게 되고 자신이 실수하였음을 후회하게 된다.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한 실수가 마치 꿈속에서 일어난 일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심리학과 정신의학은 대부분의 사람이 흔하게 저지르는 무의식적인 정신작용의 패턴에 대한 연구를 한다. 대표적으로 많은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우울증의 원인을 분석한 데이비드 번즈는 저서인 <기분 좋게 느끼기, Feeling Good>에서 자신의  분석을 제시한다. 그의 분석은 정신의학 분야에서 실제 치료의 교범으로 널리 활용된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성장 과정에서 주변사람들로부터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말이나 대우를 경험하면서  잘못된 신념체계를 무의식적으로 형성하게 된다. 어린 시절에 형성되는 그릇된 신념체계로 인정에 대한 욕구, 사랑받기, 성과 달성 집착, 완벽주의, 희생 대해 누릴 자격 요구, 모든 것을 아는 체하는 마음, 의존성을 든다. 어려서 몸에 굳어진 잘못된 신념 체계는 성인이 되어 가면서 역시 객관성이 부족한 생각 패턴을 만들어 낸다. 데이비드 번즈가 파악한 일반적인 10가지 그릇된 생각 패턴은 다음과 같다. 흑백논리의 사고방식, 지나친 일반화, 정신적인 필터, 긍정적인 성과 무시, 성급한 결론 도출, 침소봉대와 의미축소, 감정적인 추론, 반드시 해야 된다는 생각, 꼬리표 붙이기, 책임 떠맡기이다. 데이비드 번즈는 성장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형성된 그릇된 신념 체계와 그에 따른 그릇된 사고 패턴이 사람들에게 우울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그릇된 생각 패턴이 현실감과 리적 사고를 방해하고, 추측이나 억측에 따라 극히 주관적인 현실인식과 망상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울증을 이기는 방법은 먼저 자신이 어떤 신념 체계와 어떤 판단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를 냉철하게 분석한 다음, 왜 그런 판단이 잘못되었는지를 스스로 자신에게 하나씩 따져보는 데 있다고 한다.

비록 우울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사물을 대할 때 자신이 어떤 신념과 생각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신념과 판단의 틀 자체가 잘못돼 있다면, 그런 마음과 생각의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생각과 판단들은 하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요셉 응우엔은 저서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에서 모든 걱정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정신적인 필터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그냥 떠오르는 '생각'과 '그 생각을 생각하기'는 다른 문제이다. 똑같은 대상이나 사람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생각하기'는 다르다. 생각은 마음의 기본 원료이나, 생각하기는 그 원료를 자신만의 필터를 통해 걸러내는 것과 같다. 사람에게 형성된 각자의 신념체계가 세상을 바라보는 필터로써 작용하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인다. 세상을 잘 헤쳐나가려면, 건전하고,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새로운 신념체계와 판단 패턴을 회복해야 한다. 편향적인 판단하기를 멈추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가진 생물적인 한계와 정신적으로 완벽하지 못한 사실을 무시하면 안 된다. 비록 우리가 완벽하게 착할 수도 없고, 완벽하게 정의로울 수도 없지만, 주어진 삶의 틀 속에서 최대한 올바로 판단하고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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