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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l 12. 2024

소통의 기술


인관관계에서는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살아온 경험을 반추해 보면, 소통에는 대략 세 가지 방식이 있는  같다. 첫째는 드물지만 두 사람이 모두 현명하고, 배려심이 많을 경우에 형성되는 소통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에는 두 사람의 의견이 모두 차근차근 전달됨과 동시에 상호 이해심도 깊어진다. 두 번째로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주는 경우이다. 조선왕조 초기에 활동하였던 황희정승과 얽힌 '여언시야(자네 말이 맞다는 한자어)'라는 말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두 사람의 여종이 서로 싸우다가 황희 정승에게 다가와 누가 맞느냐고 판정해 달라고 하였다. 황희정승은 두 여종 모두에게 네 말이 맞다고 하자, 옆에서 보고 있던 제삼자가 '이게 도대체 무슨 판정입니까'라고 묻자, '네 말도 맞다'라고 답하였다고 한다. 보통 부부 관계에서 서로 다투지 않고 잘 살기 위해서는, 한편이 져주면 되는 방식이기도 하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세상의 평화를 선택하는 처세술이자 지혜이다.

세 번째로는 두 사람이 서로 자기 의견이 맞다고 주장하다가, 결국 갈등에 이르고 오해하거나 싸우게 되는 경우이다. 사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소통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주장할 때 발생하는 갈등구조이다. 서로 의견이 다를 때, 각자 어느 정도 선에서 양보하고 타협을 이룰 수 있다면 바람직하다. 그러한 타협정신이 인간이 사회적 계약을 통해서 공동체를 이루게 된 근간이다. 그러나 타협이라는 것도 두 사람 에 권력 기반이 비슷할 때나 가능하다. 한쪽이 월등하게 높은 지위에 있거나, 힘센 권력을 휘두른다면, 진정한 타협도 쉽지 않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성장 배경이나 경험, 그리고 감정패턴과 교육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이슈에 대한 의견이 원래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억지로 바꾸려고 강요할 수 없다. 겉으론 수긍하는 척해도, 내면의 마음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처세술의 종합 교본인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 나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사람을 대할 때는 상대가 이성적인 존재라기보다는 감정의 존재임을 기억하라고 권한다. 간수나 경찰에 따르면, 심지어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도 자신 스스로는 선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합리화한다고 한다. 마피아 두목이었던 알 카포네는 "자신이 평가받지 못한 채 세상에 은혜를 베푼 사람이었다"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흔히 경험하게 되는 점은 나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상대방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매사에 자기 자신의 문제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자기 자신의 손톱 밑에 박힌 가시 하나가 다른 사람들의 중요한 생사 문제보다도 신경이 쓰인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또 하나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다.

상대방의 사정이나 기분을 파악하는 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결정도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나 기분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출세한 사람들은 상급자의 기분을 보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보고 사항을 조절하여 상급자의 동의를 얻어내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해서 어려움을 느낀다면, 승진이나 업무 평가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열심히 일을 하고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파악하고, 개인적 감정을 조절하고, 적절하게 남의 의견을 받아들여주는 배려와 포용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흔히 인간관계에서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아직 소통의 기술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다. 동물의 왕국에서 토끼가 사자와 함께 살아가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적절하게 처신하고, 고집 센 강자를 피해야 할 때는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동물들의 째빠른 행동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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