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삼십 대의 첫 번째 목표 , 연애!

유학생활 5년의 끝, 대학원 졸업 후 하고 싶은 것

by 따뜻한 선인장







'서른 즈음에'가 아니라 진짜 서른


올해는 나에겐 중요한 해였다. 심지어 1월이 시작되기 전부터 올해는 중요한 해가 거라고 생각했다. 서른 , 삼십 대가 시작되는 해였다. 외국에서 살면서 지금까지 나의 나이는 한국보다 어리게 계산되었다. 그런데 이제부턴 한국 나이로도 외국 나이로도 빼도 박도 못하는 삼십 대가 시작되는 해였다. 더불어 이십 대의 절반, 스물다섯부터 서른까지 5년이란 시간을 넘게 보냈던 필리핀에서도 정말 떠날 같은 해였다.


나는 인류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어릴 적부터 만화 세계를 동경하다가, 중고등학생 시절을 지나며 만화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의 관심은 지구별로 옮겨 갔다. 그렇게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대학 전공도 국제관계를 택했다. 졸업을 하고 나서도 다양한 나라의 활동가들과 교류하는 국제협력분과에서 일하게 됐다. 그렇게 우리나라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교류하다, 스무 중반부터는 아예 필리핀 현장에 살면서 현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같이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다 보니 우리는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다르게 생각할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질문이 발단이 되어 한국에서도 낯설던 인류학이라는 학문을 현지에 있는 대학원에서 배우게 되었고, 논문이 끝날 즘이 되니 나의 이십 대도 어느새 사라지고 있었다.


국제개발 활동가로서, 인류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나의 이십 대는 현장에 대한 진심으로 가득했었고,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만큼은 순수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우리가 이렇게 다른 이유를 알게 되면 이렇게 다른 우리들도 언젠가 서로를 이해할 있을 거라고. 그러나 나의 이런 기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류학을 배우면 배울수록 오히려 새로운 교훈을 알려주는 듯했다. 세상에는 알면 알수록 이해가 되는 것들이 있는 반면, 세상에는 알게 되어도, 알기 때문에 이해할 없는 것도 있다는 . 그렇게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게 되면서 나는 자연스레 이십 대의 절반을 보냈던 필리핀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는 듯했다.


무언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오고 시간을 함께 보내온 들과의 이별. 모든 사실 반대로,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미지의 세계, 불확실한 것들에 대한 서막이라는 뜻이었다. 필리핀도 한국도 모두 익숙하지만 그만큼 낯설어진 느낌.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면,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필리핀이나 한국도 좋았지만 나는 새로운 곳을 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껏 새로운 곳에 적응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 알기 때문에 다시 새로운 곳을 생각한다는 것이 머뭇거려졌다. 미지의 세계가, 불확실함이 무서워서 다시 예전에 살아왔던 대로, 살아온 곳에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봤다. 사실 그렇게 익숙함 속에 사는 게 쉬워 보이기도, 편해 보이기도 했지만, 싫었다.


백세 인생 시대라고 하는데 사실 서른 살이 되기까지, 삼십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도 많은 일이 일어난 같았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름대로는 후회 없는 삶을, 이십 대를 보낸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생겼을 때에는 역시 후회가 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십 대엔 내가 계획하는 대로 인생이 흘러가고, 그렇게 흘러가는 인생 속에 미래의 계획도 있는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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