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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선인장 Nov 19. 2022

한국에도 소수민족이 있어?

소수민족이라고도 불리고 원주민, 토착민, 선주민이라고도 불리는 그 영단어

내가 ‘Indigenous People, 줄임말로 IPs‘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어느 컨퍼런스에서였다. 그 행사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들어간 환경단체에서 맡은 첫 국제 컨퍼런스였는데, 그때 처음 업무적으로 해외를 가게 된 곳도 신기하게 필리핀이었다.


알고 보니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 중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유일한 나라였고 그러다 보니 필리핀의 시민단체들이 영어로 받을 수 있는 펀딩들에 지원해 국제적인 콘퍼런스나 행사를 유치하는 활발한 나라 중 하나라고 했다. 들었던 것처럼 내가 참석했던 컨퍼런스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작은 시민단체들이 모여 각국의 기후변화와 지속가능 발전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행사였다.


그때 나는 아시아가 정말 거대하구나를 피부로 처음 느꼈는데, 흔히 중동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을 제외하고서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그리고 태평양 지역의 호주를 비롯한 작은 섬나라의 활동가들이 모두 모이고 나니 이들을 모두 아시아라는 이름 하나로 묶어버리는 것이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아시아는 크고 다양했다.





그 환경 컨퍼런스에는 여러 주제들이 있었지만 그중에 나에게 가장 낯설게 느꼈던 단어가 바로 ‘IPs‘이었다. 그 단어를 처음 듣고 난 뒤, 나는 냉큼 인터넷을 검색했지만 신기한 것은 검색한 결과들을 살펴봐도 도대체 그 ‘IPs‘이라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는다는 것이었다. 너무 궁금한 나머지 나는 곁에 있는 다른 활동가들에게 물었다.


“혹시 그들은 농부인가요?”


그러자 다른 활동가는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렇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닐 수도 있지.”


그 말을 듣고 나는 또 물었다.


“흠.. 그럼 혹시 IPs라는 사람들은 깊은 산에 사는 부족들을 말하나요?”


이 질문을 들은 다른 활동가는 또다시 웃으며 말했다.


“흠.. 그럴 수도 있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


물으면 물을수록 아리송해지는 ‘Indigenous people’이라는 정체. 그러다 문득 그 다른 활동가가 나에게 물었다.


“한국에는 ‘IPs‘가 없어?”


나는 그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우리나라에 Indigenous people이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이 있었나. 한참 생각을 해봤지만 특별히 떠오르는 그림이 없었다. 있었다면 내가 분명 지금까지 학교에서 몇 번이라도 들어봤을 텐데 그런 기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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