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너무 좋아해
어릴적 비오는 처마 밑에서 온종일 비냄새 맡고 있는걸 좋아했어
그 습한 공기와 비에 튀겨 올라오는 젖은 흙내음을...
비 냄새가 적응되어 버리면 손을 내밀어 비를 만지곤 했는데
빗방울이 쓰다듬는 그 느낌이 좋아서 요즘도 비가 올때면
문득 서서 우산 밖으로 손을 내밀곤 해
비가 너무 좋아 신발이 흠뻑 젖은채 걷더라도
그 자박자박 거리는 소리와 느낌마저 좋아
호치민 동쪽 외곽 어딘가였던것 같아
아주 큰 비를 만났지
문득 비가 맞고 싶어진거야
머리부터 이마를 타고 흘러 내려오는 빗방울이 눈썹을 간지르며
턱을 타고 떨어질 때 그 느낌을 잊을수가 없어
그래서 말이야
얼마전 가평을 갔을때 갑자기 비가 엄청 내렸거든
응..맞아
그칠때까지 족히 한시간여를 그대로 맞으며 서 있었어
비를 좋아해
그래서 짜릿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