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사랑에 대한 애도의 기록:6년 연애가 끝이 났다.

MAY 22 2025

by young

6년 연애가 끝이 났다. 내 마음속에서 이 관계는 애저녁에 끝이 났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에서야 그와 나는 '연인'이라는 관계를 끝냈다. 의외로 이틀 내리 울고 나니 후련한 마음이 든다. 슬프다. 그와의 관계가 끝났다는 것을 슬퍼하지 않는 내 마음이 너무 슬프다.


지독한 폭력에 지쳐, 숨조차 쉬기 힘든 나날이 계속됐다. 물리적인 폭력은 아니었지만 그의 질투와 불안을 받아주기에 이제는 한계였다. 어떤 폭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손에 쥔 얄팍한 애정을 들여다보면, 마음에 난 생채기는 보이지 않는다. 바짝 말라가는 마음으로 겨우겨우 이 관계를 붙잡아 예쁜 포장지로 감쌌다. '괜찮아, 오래 만났으니까. 우리는 이겨낼 수 있어.' 아, 이것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지.







예보에도 없던 비가 내린 날, 아주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는 내가 친구와 단둘이 만나는 것을 싫어했기에, 무척이나 오랜만에 마주한 인연이었다. "살이 많이 빠졌네"라는 말에 대답할 말을 열심히 골랐다. 내가 이런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에 울컥 화가 나, 그의 험담을 했다.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친구가 한 말에 내가 예쁘게 포장한 우리 관계가 눈에 들어왔다.


"그 관계에서 네가 포기하는 게 너무 많은데, 정말로 너는 괜찮아?"


아니. 아니. 아니야.

예쁜 포장지를 뜯어보니 진창이 된 마음이 보였다. 언제부터 이렇게 곪아 터져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더듬더듬 다시 포장지로 관계를 덮어봐도 이미 진창인 마음에선 썩은 물이 새어 나와 막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인정해야 했다. 내가 내 행복을 위해선 이 관계를 끊어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과정을 견뎌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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