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다정은 노력해야 하는 짓이다.

그래서 버스투어를 가는 거야.

by young

여름휴가에 떠날 여행 스케줄을 친구에게 자랑스레 늘어놓았다.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버스투어를 이틀이나 할 거면, 뭐 하러 오사카에 가?"

"다정함을 위해선 어쩔 수 없어."

"무슨 소리야?"

"내 체력도, 내 동생의 체력도 좋지 못하니까. 우리는 체력을 보존해야 서로에게 다정할 수 있어."


그제야 친구는 납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내게 '체력이 안 좋으면 휴양지를 가지, 그냥 국내나 제주도를 가는 건 어때'라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나는 고집을 피웠다. 끝없이 맑은 일본의 여름 하늘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결국 '네 마음대로 해.'라는 친구의 항복을 받아내고서, 나는 의기양양하게 커피를 한 모금 삼켰다.






내게 다정함은 노력해야 하는 짓이다. '것'이 아니라 '짓'이다.


다정한 것

다정한 짓


나는 본래 다정한 사람이 아니라서, 다정한 짓을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게 다정하기 위해서 애써서 '여유'라는 자유로움을 좇는다. 여유가 있어야 나는 더 관대해지고, 더 창의적이게 되고, 지혜로워진다. 관대해야 다정할 수 있다. 넉넉함이 다정함을 만든다.


생각, 마음, 체력. 이 중 하나라도 충분하지 않으면 나는 다정할 수 없다. 작은 일에 얽매여 내 사람을 소홀히 대하고, 실수를 받아들이지 못해 나를 상처 주고, 소중한 것들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없게 된다.

늘 여유가 없는 날엔 책상에 앉아, 한 글자도 쓸 수 없다. 심지어 일기 한 장 쓰는 것도 벅차다. 나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를 탓하고. 또 자신에게 상처받고.


그래서, 내게 여유는 다정함이다.






여유.

급하지 않고 느긋한 상태.

스트레스나 압박감 없이 평온한 마음을 가지는 것.



애를 써야 하는 것.

애를 써야 하는 짓.



길 가다 마주친 능소화. 이 계절에만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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