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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Aug 27. 2021

건축사와 시공자, 어떻게 찾아야 할까?

단독주택을 지으며 간과해서 후회하는 열 가지-전문가를 어떻게 만나야 할까

 우리 식구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단독주택을 지으면서 빠뜨리면 후회할 열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이 열 가지에는 집이라는 의미에서 건축물이라는 하드웨어와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할까라는 소프트웨어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건축물-하드웨어가 부실하면 일상생활도 편안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집을 짓기 전에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담는 소프트웨어의 얼개를 짜는 시놉시스가 없으면 무미건조한 집이 되지 않겠는가?  

   

 건축사로 삼십여 년 간 해마다 한 채씩 설계해서 짓는 과정과 준공 후에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얻었던 결과를 글로 정리해 보았다. 집이라는 말에는 이보다 더 편안할 수 없고 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으며 어디에 있어도 그리움이 담겨 있다. 이 정서가 풍부하게 담겨 있어야만 ‘우리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파트를 ‘우리집’으로 받아들일 수 없어 단독주택을 지어서 살아보려고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림 같은 집은 정보검색으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 행복할 수 있는 집을 어디에서도 찾아내기 어렵다.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찾는데 생김새가 멋진 사람은 내 눈으로 보면 알 수 있지만 마음씨까지 좋은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과 같다.     

집이라는 말에는 이보다 더 편안할 수 없고 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으며 어디에 있어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리움이 담겨 있다


  우리집을 지어줄 전문가는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집 짓기에 관여되는 전문가는 건축사와 시공자가 될 것이다. 건축주는 돈만 지급하고 두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다 맡겨 집이 다 지어지고 나서 입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식구들의 행복이 오롯이 담아야 할 집인데 아무리 전문가를 믿어야 하더라도 다 맡길 수만은 없을 터이다.   

  

 건축사는 소프트웨어를, 시공자는 집에서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전문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단독주택이 근래에 와서 본격적으로 지어지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라고 해도 경험에 의존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단독주택이 이도 저도 아닌 집으로 지어지는 건 사회적인 약속이랄 수 있는 단독주택의 보편성을 가지지 못하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내가 선택해야 할 전문가는 그들이 만들어낸 결과를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건축사는 ‘어떻게 살 수 있는 집을 만들었을까?’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되겠다. 그가 설계해서 지은 집을 살펴보면 우리 식구도 행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공자는 어떤 기준으로 보면 될까? 시공자의 능력은 어떤 집을 지었는지 살펴보면 되겠다. 이왕이면 지어진지 십 년 정도 지난 집을 가보면 그가 지은 집에서 오래 살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 수 있지 않겠는가?

건축사는 소프트웨어를, 시공자는 집에서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전문가

      

 건축사와 건축주는 일심이체     


 ‘우리집’을 짓기 위해 처음 만나는 전문가가 건축사이다. 우리나라에 건축사가 만 명이 넘고 시청이나 구청 근처에 가면 간판을 보고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보검색으로 단독주택을 찾아보아도 수많은 건축사 이름을 볼 수 있다. 이 중에 어느 건축사가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설계할 할 수 있을까?

     

 건축사는 크게 두 부류로 대별할 수 있다. 작품을 만든다고 자부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데 애 쓰는 사람과 최소의 비용으로 빠른 시간에 일을 끝내려고 하는 사람이다. 작품으로 집을 설계하려고 하는 사람은 설계비도 비싸고 일하는 기간도 오래 걸릴 것이다. 어느 건축사를 선택해야 할까?

    

 그런데 선택할 수 있는 건축사는 이 두 부류가 다 아니라면 왜 그럴까? ‘우리집’을 짓는 목적은 건축사에게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것이 아니다. 또한 설계 작업을 빨리 마쳐서 새 집에 하루 바삐 입주하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떤 건축사 라야 만 ‘우리집’ 설계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까? 우선 내가 만나게 될 건축사에게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설계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그가 답하는 이야기에서 ‘우리집’을 그렇게 설계할 수 있겠다는 신뢰감이 들면 설계자 후보가 될 수 있겠다.

  우리 식구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우리집'을 설계할 수 있겠다는 신뢰감이 드는 건축사라야 설계자 후보가 될 수 있다


건축사에 대한 건축주의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능동적인 설계 작업이 진행된 경남 양산 심한재 (설계 도반건축사사무소)

    

 배우자만큼 만나기 어렵다는 시공자 

    

 ‘우리집’을 노심초사하며 요모조모 잘 챙겨서 마음에 꼭 드는 설계를 마치고 나면 시공자를 찾아야 한다. 필자의 경우 단독주택 설계는 작업 기간이 한두 달 만에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최소 3 개월에서 6 개월이 걸린다. 이런 지난한 작업 끝에 나온 설계라 할지라도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공염불이 되고 만다.

     

 건축주를 위해서 이윤을 불문하고 집을 지어줄 시공자가 있을까? 아마도 그런 시공자는 없을 것이고 이윤을 위해서 일을 수주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건축주가 싸게 좋은 집을 지어줄 수 있는 시공자를 찾으려 한다면 시공자와 반대의 입장에 있는 게 아닌가?  

   

 공사비를 적게 들여서 집을 짓고 싶다면 설계 단계에서 조절해야 한다. 싸고 좋은 물건이 없듯이 적정한 공사비를 들이지 않고 좋은 집이 지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기본도면 밖에 없는 설계도로 값싸게 공사해 줄 수 있는 시공자를 찾는다면 이미 그 결과물은 우리 식구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우리집’과는 무관하게 지어지고 말 것이다.     


 적정한 공사비를 들여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건축주라야 ‘우리집’을 지어줄 좋은 시공자를 만날 수 있다. 시공자는 그가 애쓴 노력만큼 이윤을 가져가야 하며 그 나머지를 정직하게 집을 짓는데 투입하여야 한다. 그렇기에 저가 견적으로 공사를 수주한 시공자는 부실한 집을 지을 수밖에 없다. 그 시공자를 누가 불러들였을까?          

적정한 공사비를 들여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건축주라야 ‘우리집’을 지어줄 좋은 시공자를 만날 수 있다

시공자가 누구냐에 따라 집의 완성도가 좌우되는데 그 결정은 건축주가 내리게 되니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사진은 양산 심한재 공사 중의 모습 (시공자 니드하우스)


우리 식구들의 행복이 달린 ‘우리집’ 짓기는 건축주의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으신지요?

건축주, 건축사, 시공자가 삼위일체로 뜻과 일이 잘 진행되어 모두가 만족한 결과를 얻었던 심한재


 앞에서 얘기한 열 가지 이야기는 ‘우리집’을 짓는데 빠뜨려서는 안 될 내용이다. 이 열 가지를 충실하게 반영해서 설계해 줄 건축사는 그에 합당한 설계비를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설계 과정에서 예산에 맞도록 조율된 설계도가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우리집’이 지어지는데 힘을 보태는 전문가는 건축주의 마음가짐에서 결정된다. 건축사가 알아서 설계하고 값싸게 좋은 집을 지어줄 시공자를 찾는다면 ‘우리집’짓기는 우물에서 숭늉 찾는 일이 되고 만다. 그래서 ‘우리집’짓기는 건축주의 마음에서 이미 끝이 결정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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