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연회는 달마다 주제를 정해 찻자리를 가지는데 4월은 홍차로 다회를 가졌습니다. 막내 다우인 선영님이 이제 차 마시는 재미에 젖어들고 있는지 다회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눈치네요. 다연회는 보이차를 주로 마시지만 올해는 육대차류를 골고루 주제로 삼아 공부하며 다회를 가지려고 합니다.
4월 다회에는 상희님, 산수유님, 묵향님과 혜원님이 참석하지 못했고 일곱 분의 다우들이 참석했습니다. 백공님은 중요한 모임이 있어서 잠깐 참석하고 일어서야 했는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어서 고마웠습니다. 홍차의 마지막 차였던 금준미, 노차의 향미를 맛보고 일어섰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죠? ㅎㅎ
요즘 다연회 다회는 다식이 풍성해서 찻자리가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되는 것 같네요. 선영님이 준비한 맛있는 떡, 총무님은 홍차에는 쿠키라며 주제에 맞는 다식을 챙겨 오는 센스가 돋보입니다. 4월 다회 결석 다우님들은 5월 다회에 다식을 준비하는 벌칙을 내리겠습니다.
4월 다회의 주제에 맞춰 준비한 홍차는 영국식 홍차로 아셈홍차, 대만 홍차로는 일월담 홍옥, 중국 홍차는 대평보이 노만아 전홍, 홍차가 시작된 무이산 금준미, 황금색 금아홍차 전홍왕, 세계 3대 홍차 중 하나인 기문홍차입니다.
준비된 홍차가 7 종류라 바쁘게 우려내야 합니다. 팽주가 차 만 우리는 게 아니라 차에 대한 설명도 다우들과 함께 나누어야 하니 정말 바쁩니다. 맨 먼저 아셈홍차부터 우리며 홍차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드립니다.
불발효 녹차, 제다과정이 시들리기만 있는 백차, 경발효 청차와 황차, 후발효 흑차 등 6대 차류 중 홍차는 전발효차에 해당됩니다. 사실 6대 차류를 분류하며 발효라고 쓰지만 홍차와 청차, 황차는 산화라고 해야 합니다. 홍차는 제다 과정에서 미생물의 작용이 없이 비비는 과정을 통해 산화를 촉진해서 붉은 탕색이 만들어집니다.
홍차의 시작은 중국 명나라 때로 보는데 세계인의 차가 되는 역할은 영국의 공이라고 해야 합니다. 중국의 홍차를 유럽으로 가져간 나라는 포르투갈이었지만 홍차 문화를 전 세계로 확산 시킨 나라는 영국이었습니다. 홍차로 인해 영국과 청나라 사이의 아편전쟁, 영국과 미국 식민지 간에 일어났던 보스턴 차 분쟁으로 독립전쟁의 시발점이 되었지요.
이처럼 홍차는 세계사의 흐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커피와 함께 전 세계인의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호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쟁까지 불사할 정도로 중요했던 음료인 홍차가 왜 우리나라에는 찾아보기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다연회 다회에서 마셔보는 홍차에 우리 다우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인도 다즐링홍차, 스리랑카 우바홍차와 중국 기문홍차를 세계 3대 홍차라에 합니다. 세계적인 홍차의 기준은 영국이 만들었고 중국과 인접한 인도 아셈이 본산지입니다.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는 영국식 홍차는 쓰고 떫은맛이 많아서 홍차 베이스로 우유나 위스키 등을 섞어 마시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중국은 홍차의 원산지답게 지역마다 다양한 홍차가 나오고 있지요. 오늘 마신 기문홍차나 대만 일월담홍차도 그 향미의 차이가 아주 다릅니다. 전홍이라 부르는 운남홍차는 대엽종의 풍부한 성분으로 짙은 향미가 홍차의 향미에 빠져들게 합니다.
한번 우릴 양인 4g을 알미늄 통에 넣은 이 정도라면 금준미가 얼마나 귀한 차일지 가늠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마신 금준미는 홍차의 귀족이라 부를 만합니다. 금준미는 홍차의 원산지인 무이산 동목촌에서 2005년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차의 싹만으로 만드는데 500g을 만드는데 6만 개의 잎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홍차의 시작이라고 하는 정산소종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개발자의 후손인 양준덕이 만들어냈습니다.
오늘 마신 일곱 종류의 홍차는 어느 차가 더 맛있었는지 가리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다우들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적으로 대만 일월담홍차의 향미를 좋아했었고 금준미의 오묘한 향미에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이렇게 세계 각국의 홍차를 마시며 나누는 다담은 얼마나 귀한 얘기일까? 아무리 값비싼 차라 할지라도 이 시간에 나누는 대화의 가치를 넘어설 수 없을 것이다
다연회 다우들은 대체적으로 보이차로 차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녹차나 홍차, 백차와 청차류 등 육대차류를 골고루 마시면서 더 즐거운 차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5월에는 철관음, 대홍포 등 청차류로 찻자리를 가질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