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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Jun 19. 2023

여름에는 백차가 좋다는데

다연회 2023년 유월 다회 후기

유월 다회는 다우 전원 참석을 바랐는데 이럴 수가? 참석한다던 다우들도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줄줄이 불참한다는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최종 인원이 네 명이었는데 박가이버 님이 약속까지 취소시키며 구원 등판 해 주셔서 다섯 분으로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유월 다회의 주제는 백차입니다. 백차는 육대 다류 중에서 제다 과정이 가장 단순해서 시들리기로만 만들어지는 차입니다. 녹차와 마찬가지로 차의 효능 중에서 폴리페놀이 완전한 상태로 마실 수 있는 차입니다. 찻잎을 따서 별다른 공정 없이 시들리기만 하니 별 맛이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맛난 차입니다.     


상희님을 지명해서 다식을 준비하라고 했는데 지난달에도 준비해 오셨네요. 선영님도 출장길에 다식으로 구입했다며 메밀 유과를 챙겨 왔습니다. 에피소드인커피에서 제공한 김밥과 허니브레드를 차리니 다섯 명이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7월 다회에는 벌칙 다식을 챙겨 와야 할 다우가 많으시네요 ^^    


이제 차를 마셔봅니다. 백차의 주산지는 福建푸젠성 福鼎복정입니다. 차싹으로만 만드는 백호은침, 차싹과 찻잎이 섞인 목모단, 잎으로만 만들어지는 수미와 공미가 있습니다.      


백차라는 명칭은 중국차 역사에서 오래전부터 언급되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백호은침은 19세기 중후반부터 푸젠 성에서 생산되기 시작했다. 일반 차나무의 싹으로 백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백호은침을 생산하는 차나무는 오랜 시간을 거쳐 많은 품종 중 선택된 정허(政和, 정화) 지역의 정화대백종, 푸딩(福鼎, 복정) 지역의 복정대백종이라고 하는 하얀 솜털로 덮인 크고 살이 도톰한 싹을 가진 차나무 품종이다.  

   

이른 봄의 새싹은 차나무가 겨울 동안 뿌리에 저장해 놓았던 영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풍부한 맛을 지닌다. 게다가 아직 어린싹을 보호하기 위해 하얀 솜털이 이 싹들을 감싸고 있다. 이 큼직한 싹을 채엽하여 위조와 건조라는 단순하면서도 모방하기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즉 녹차처럼 살청과 유념 과정도 없고, 홍차처럼 산화 과정도 없다. 물론 위조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자연 산화는 일어난다. 중국차에서 지역에 따른 가공 과정의 차이가 일반적인 것처럼, 백호은침도 위조와 건조 과정에서 생산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출처 : 홍차 수업 | 문기영 | 글항아리     


백차의 효능으로는 다른 차류에 비해 폴리페놀 성분이 따른 항산화 작용으로 몸의 염증 발생을 줄여주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효과도 크다고 합니다. 또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어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으며 골다공증 감소와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서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하지만 약이 아니므로 꾸준히 마시면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정도로만 알면 될 것 같습니다.     

 

백차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 각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윈난성의 대엽종으로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월광백으로 대표되는 윈난 백차는 풍부한 폴리페놀 함량으로 진하고 풍부한 향미가 좋습니다. 복정 백차가 상큼하고 깔끔하다면 운남 백차는 농밀하고 은근한 향미로 다가옵니다.     


백차는 후발효차인 보이차처럼 오래되면 갈변되어 탕색이 짙어지면서 그 향미도 달라진다. 갓 만든 백차는 향으로 다가온다면 묵히면 묵힐수록 깊어진 맛이 보이차와 다른 편안한 맛이 너무 좋다. 복정 백차는 주로 산차로 포장되어 있지만 운남 백차는 보이차처럼 병차로 공급된다.     



유월 다회에서는 복정 백차와 대평보이에서 제공한 월광백 등 운남 백차를 함께 마시면서 그 차이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또 90년대 노백차의 세월을 담은 깊은 향미가 보이차와 또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였다. 상희님이 준비해 온 90년대 백차를 나눔 받아 혼자 마시면서 향미에 빠지는 시간을 가지도록 했다.     




유월 다회의 마무리 차는 올해 녹차로 화계제다의 우전과 중국 항주 유기농 명전을 마셨습니다. 우리나라 녹차와 중국 녹차를 첫물차로 비교 시음하며 각자의 시음평을 들어 보았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얘기되었는지 글로 옮기지는 않겠습니다.     


7월의 차는 흑차 중에서 천량차로 정했습니다. 천량차는 차 이름같이 기둥처럼 긴압되어 있는데 그 무게가 36.25kg이며 기둥 높이는 약 1.6m입니다. 80년대 노천량차도 마실 예정이니 7월 다회도 기대해 주십시오 ^^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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