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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Jul 21. 2023

70년 된 천량차를 인연 되어 마시니

다연회 2023년 7월 다회 후기

올 장마는 이름값을 하는지 지겹게 비가 내립니다. 큰비로 피해를 입은 소식을 뉴스로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기상 이변이 아니라 이대로 굳혀지는 기후가 된다고 하니 앞으로 이 지구 살이가 얼마나 힘들지 걱정이네요.     


장마라고 해도 우리 다연회 7월 다회는 빠뜨릴 수 없지요. 7월 다회의 주제는 천량차, 선영님이 궁금해하셔서 주제를 잡았던가요? 유월 다회 후기에 칠월 다회 주제가 천량차라고 예고했더니 귀한 노 천량차를 보내주신 다우가 계십니다.  

   

항해님이 편지와 함께 보내온 茶緣多情-노 천량차와 흑차


포항에 사시는 항해님은 오래전에 다연회 다회에 꾸준하게 참석하셨답니다. 부산 태종대에 있는 절에 매달 다니셨는데 일정을 다연회 다회 날에 맞춰 참석하셨지요. 이제는 노스님이 타계하셨는지 올 일이 없어지면서 마음으로 다연회에 응원을 보내주고 있으시지요.  

   

항해님이 칠월 다회에 쓰라며 보내온 천량차는 90년대, 70년대와 무려 50년대 차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귀한 노차는 인연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접할 수 있을까요? 그야말로 정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茶緣多情다연다정으로 만나게 되는 차입니다.     


다연회 다회는 매달 세 번째 금요일에 다회를 가집니다. 그런데 칠월 다회는 다우님들께 양해를 구해서 목요일로 하루를 당겨서 날짜를 변경했습니다. 치료차 서울로 다니는 산수유님이 다회 날과 병원 가는 날이 겹쳐서 계속 결석하게 되어서 날짜 변경을 요청해 다우님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하필 없던 일정이 생기는 다우분들이 많아져서 다섯 분으로 찻자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선영님까지 급한 출장이 생겨서 천량차 공부를 놓쳐 버렸네요. 평생 두 번 마시기 어려운 귀한 차인데 참석하지 못한 다우님들이 참 아쉽게 되었습니다. 7월 다회는 지난달에 사위를 본 서영님이 저녁을 사기로 해서 더 그렇겠지요? 서영님, 저녁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웃음꽃이 피어나는 다연회 찻자리, 차도 좋지만 다식이 더 좋은가 보네요 ^^


배불리 저녁을 잘 먹었는데 산수유님이 멜론을 다식으로 챙겨 왔네요. 여름 다회에 멜론이니 차 마시는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8월 다회는 결석 다우들께서 벌칙 다식을 챙겨 오셔야 하니 다식 파티가 기대됩니다.      

이제 칠월 다회의 주제인 천량차를 마십니다.      


柱茶의 종류, 십량차에서 천량차까지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천량차의 모태는 백량차(3.625Kg)로서 1820년경 호남성 안화현에서 생산되기 시작하였으며, 호남성 유성천차항의 유씨 가문에서 차마무역의 운송 편의를 목적으로 기존 백량차를 개량하여 1862년~1874년경에 천량차로 확대하여 생산하였다.     

 천량차(36.25Kg)의 외형은 약 22센티의 지름과 약 1.6미터 높이의 대나무 기둥(죽통)처럼 생긴 긴압차이다. 천량차는 100일간 72가지 수공 작업으로 제작되는데 최고급 원료 선정, 높은 재료 배합(블랜딩) 기술, 정밀한 공정, 복잡한 포장방법 그리고 고도의 기술과 상당한 체력이 요구되는 수제 명품 차다. 이 차는 오랜 세월 발효를 거쳐 부드럽고 깔끔한 맛과 상쾌한 목 넘김 그리고 청량하고 진하며 깊고 달콤한 맛을 띄게 된다.     

-[출처] 80년대 천량차 (병) 백사계 천량차 600g|작성자 보이차스토리     


흑차는 영어 표기로 Black Tea가 아니라 Dark Tea라고 씁니다. 아시다시피 홍차가 Black Tea로 쓰이면서 이름을 빼앗긴 셈이라 할까요. 흑차는 중국 본토에서는 별로 마시지 않았고 유목민들이 섭취하기 어려운 채소의 영양소를 대신해서 마셨지요.      


흑차는 호남(후난)성의 복전과 금첨, 광서(광시)성의 육보차가 생산됩니다. 보이차는 육대 차류로 대별할 때 흑차로 분류하지만 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흑차의 특징은 제다 과정에서 발효공정이 들어가면서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이지요.     


흑차는 근세에 들어 후발효차의 인기에 힘입어 노차라는 개념이 차의 신비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보이차 노차의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그 대안으로 흑차가 나오면서 노차의 인기에 동반편승되고 있는 것일까요? 7월의 차로 항해님이 보내온 천량차 노차는 그 나이가 무려 50년생, 70년생, 90년생이니 얼마나 귀한 차를 마시게 되는 것일까 감격합니다.     


천량차를 마시는 순서는 2010년대, 90년대, 70년대, 50년대로 정했습니다. 천량차를 마실 기회가 잦지 않다 보니 2010년대 천량차에도 다우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나쁘지 않다는 정도가 아니어서 2000년대 초반까지 봐도 좋겠다고 입을 모읍니다.     


90년대 차는 2010년대에 비해 더 깊은 향미가 뚜렷하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런데 70년대 차에는 아주 좋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묘한 약향과 부드러운 목 넘김에 노 천량차의 가치를 즐길 수 있음에 다우들이 모두 공감했습니다.      


마무리 차는 50년대인데 나이가 무려 일흔, 마시기 전에 감격과 찬사를 먼저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90년대가 2010년대에 다소 밀리더니 50년대도 70년대에 밀리는 분위기네요. 70년대 차보다 뚜렷하게 다른 향미가 적은 데다 떫은맛이 더 많은 탓이었습니다.    


천량차는 기둥을 풀어 병차처럼 잘라서 유통된다
아래 사진-순서대로 50년대, 70년대, 90년대

 

 7월 다회는 항해님의 차 보시로 즐거운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보이차와 천량차를 비교 우위를 따질 순 없겠지요? 자주 마시는 보이차는 다양한 향미를 따로 즐길 수 있으나 다른 차류는 만나게 되는 차를 마시며 독특한 향미를 음미하면 될 것입니다.     


찻자리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면서 새 다우를 맞이했습니다. 산수유님의 고향 친구인데 근래 차에 관심이 깊어졌다고 합니다. 다회에 꾸준하게 참석하겠다고 하니 다우님들의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   


산수유님 고향 친구인 새 다우님

  

8월 다회는 주제 없이 자유롭게 차를 마시도록 하겠습니다. 다우들이 근래 즐기는 차를 다우들과 함께 마시는 시간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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