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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Nov 21. 2023

보이차의 蜜香밀향,  차를 마시며 맛보는 꿀맛

달콤한 설탕물 말고 차로 즐기는 은근한 꿀맛

차도 그렇지만 커피에 대한 취향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대중적인 커피는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마시는 커피믹스가 아닐까 싶다. 또 차를 들자면 홍차에 우유와 설탕을 더한 밀크티라 하겠다.     


커피믹스는 우리나라가 본고장인데 수출양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한다. 또 밀크티는 어느 나라에서도 즐겨 마시지만 특히 인도의 짜이는 국민음료로 마시고 있다. 달콤한 음료는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즐기는 정도가 병적이어서 실제로 건강관리에 위협이 되고 있다.     


커피믹스는 물론이고 레몬생강차에도 설탕이 들어있다


커피믹스도 그렇지만 짜이 등 밀크티의 달콤한 맛은 설탕을 넣어 마시기 때문이다. 커피나 차  본연의 맛에도 단맛이 있다. 하지만 저렴한 차와 커피는 쓴맛이 많으므로 단맛을 설탕으로 대체한 것이다.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단맛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자극적인 단맛 대신에 식재료 자체의 단맛을 취할 텐데 특히 보이차의 밀향은 은근하게 꿀맛을 내준다. 쓴맛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보이차의 꿀맛에 말을 보탠다면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대중적일 수밖에 없는 단맛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五味오미가 있다고 한다. 한자 그대로 음식의 다섯 가지 맛을 가리킨다. 오미에는 단맛인 甘味감미, 짠맛인 鹹味함미, 매운맛인 辛味신미, 신맛인 酸味산미, 쓴맛인 고미를 이른다. 오미 중에 단맛과 짠맛은 대중적인 선호도를 가지며 쓴맛과 신맛은 선택적으로 즐기게 된다.

    

이 중에 커피나 차를 음미하며 느끼는 맛은 쓴맛과 단맛이다. 커피나 차에서 쓴맛을 받아들이는 쪽은 마니아층이며 단맛을 좋아하는 쪽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그래서 음식이 달고 짜면 대중 취향으로 조미료를 많이 쓰는 일반 식당에서 내놓게 되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음식은 마니아층이 찾는 고급 식당에서 먹을 수 있다.     


사실 단 음식이나 음료는 설탕만 넣으면 되므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지만 식재료 본연의 맛으로 맛있는 음식이나 음료를 내는 건 아주 힘들다. 대부분의 식재료에는 단맛이 모자라고 쓴맛은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좋은 식재료는 은근하게 단맛이 다가오고 쓴맛은 자극적이지 않다. 과하지 않은 단맛과 쓴맛을 가진 식재료는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기르는 유기농 재배로 기른다. 농사짓기가 까다롭고 생산성이 낮아서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으니 대중적일 수는 없다.     


대중적인 커피의 정체     


커피와 차는 전 세계인이 즐기는 건강과 직결되는 대중 음료이다. 커피와 차가 건강과 연관되는 성분은 폴리페놀과 카페인이다.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으로 주목받고 카페인은 정신을 맑게 하는 각성 효과로 중독까지 염려하게 하는 성분이다. 그런데 두 성분은 맛에서 거부감을 줄 수 있는데 폴리페놀은 떫은맛이며 카페인은 쓴맛을 낸다.     


커피도 그렇지만 차도 카페인의 각성 효과 때문에 빠져들게 된다. 그렇지만 폴리페놀의 떫은맛이 음료를 즐기는데 지장이 되어 여러 가지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간편한 방법이 설탕을 넣어서 마시는 음료이다.     

 

커피전문점-에피소드인커피,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아라비카 종이다


커피는 아라비카 종과 로부스타 종으로 나뉜다. 아라비카 종은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 자라며 뿌리가 땅 속 깊이 스며들기 때문에 가뭄에 강한 편이나 병충해, 냉해 등에 약하다. 미각상 풍부하고 신맛이 깊으며 주로 스트레이트나 스페셜 커피에 사용한다. 로부스타는 저위도에서 재배되는데 병충해에 강하며 아라비카에 비해서 쓴맛이 짙고 카페인 함량이 높다.   

  

쓴맛이 적고 풍부한 향미가 좋은 아라비카 종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커피로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반면에 쓴맛이 많은 로부스타는 단맛을 가미한 커피믹스나 짜이에 쓰인다. 원재료에서 얻을 수 있는 단맛으로 즐길 수 있을 때 온전한 향미를 즐길 수 있다. 고급 커피의 서열은  얼마나 쓴맛이 적고 단맛이 많은가로 결정된다.  

   

첫물차라서 비싼 이유     


차도 마찬가지인데 단맛과 감칠맛이 풍부한 첫물차가 고급이다. 우리나라의 우전차, 중국의 명전차인데 이른 봄 차싹이 나오는 시기에 찻잎을 따서 만든다.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아미노산인데 첫물차 이후에는 폴리페놀 성분이 많아져서 떫은맛이 많아진다.   

  

첫물차를 만들고 난 이후에는 찻잎이 빠르게 자라면서 단위 시간에 채엽하는 수확량도 많아진다. 우리가 접하게 되는 저렴한 차는 대부분 늦봄에 채엽한 찻잎인데 아미노산 성분이 풍부한 첫물차와는 달리 떫은맛이 많아 만족도가 떨어진다. 차 가격은 판매할 대상을 고려하여 결정하게 되는데 첫물차는 가격대가 높아지므로 두물차나 세물차 잎을 섞어 가격대를 낮춰 시판된다.     


필자가 즐겨 마시고 있는 고수차, 첫물차는 두물차에 비해 몇배로 더 비싸다. 그래서 첫물차에 입맛이 맞취지면 마실 수 있는 차가 한정된다


폴리페놀 성분을 줄여 좀 더 부드러운 맛으로 마시기 위해 산화를 촉진하거나 발효 과정을 거친다. 산화 과정을 거친 홍차나 발효 과정을 거친 숙차는 폴리페놀 성분이 줄어 떫은맛이 적은 차이다. 산화나 발효 과정을 지나면서 다양한 향이 만들어지는데 청차류는 과일향이나 꽃향이 발현되어 독특한 향미를 가지게 된다.

    

녹차나 고수차는 찻잎이 가진 고유의 향미를 즐길 수 있는데 홍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두 가지 차 밖에 없었다. 교목의 원형으로 키 크게 자라는 고수차가 근래에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가 녹차와 다른 차의 원종인 대엽종만이 가지는 풍부한 향미-밀향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달고 감칠맛이 뚜렷한 고수차의 향미를 즐기려면 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첫물차라야 한다.     


우리나라 녹차에서 우전차, 보이차 고수차는 명전차로 부르는 첫물차는 -싹 하나에 잎 두 개로 만들어진다. 잎이 세 개가 붙으면 생산량이 곱절로 늘게 되지만 폴리페놀 성분이 높아지고 아미노산 함량은 낮아지므로 단맛은 그만큼 떨어지고 쓰고 떫은맛은 증가한다. 첫물차가 비싼 이유는 단위 무게 당 찻잎이 곱절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머그컵으로 마시는 음료라도 가능한 설탕을 넣지 않아야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음료 한 잔을 마셔도 나의 건강을 위해 마신다면 어떤 커피나 차를 마셔야 할지 생각해 볼 일이다.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고 재배되는 고수차로 첫물차를 마신다면 밀향이라는 꿀맛의 지극한 풍미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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