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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Oct 25. 2021

손주에게 대물림해도 좋은 보이차

어떤 보이차를 구입해야 할까?


 녹차를 마시는 분들은 매화가 필 무렵이면 일 년 치 차양식을 마련하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될 때이다. 이상기온으로 겨울이 너무 추웠다면 특히 좋은 차를 구하기 위해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 녹차는 우전에서 입하 사이에 그 해 마실 차를 잘 골라 확보해야 하기에 차인의 봄은 특별한 계절이라 하겠다.


 보이차는 어떨까? 묵으면 묵을수록 좋아진다는 越陳越香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보이차를 찾으니 그런 차가 눈에 띄면 바로 구입해야 하므로 총알(?)이 준비되어야 한다. 좋은 차를 찾느라고 차 마시는 재미보다 차를 구하는데 신경을 더 쓰는지도 모르겠다. 


 올해 나온 보이차라도 한 편에 몇 만 원부터 몇 백만 원까지 차이가 있으니 차에 대한 안목이 높아야 한다. 어떤 이는 싼 맛에 몇 통을 사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한 편이라도 한통 값으로 한 편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차인들은 싸면서도 좋은 차를 찾는데 관심을 가진다고 봐야겠다.

'싸면서 좋은 차'인가, '좋은 차를 싸게 살 수 있는가'는 큰 차이가 있다


 낮은 가격에 기준을 맞추고 좋은 차를 찾을 수도 있고, 차의 품질에 기준을 두고 온당한 가격을 볼 수도 있다. '싸면서 좋은 차'인가, '좋은 차를 싸게 살 수 있는가'는 큰 차이가 있다. 싼 차와 좋은 차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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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차를 혼자 마시기 위해 필요한 양을 따져보면 큰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 보이차를 기준으로 하루에 5g을 마신다고 보면 한 달이면 150g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면 한 해에 한 통 정도 구입하는 비용을 가격에 기준을 둘 것이 아니라 좋은 차에다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매년 한 통씩만 준비하면 될 보이차를 싸다고 생각 없이 지르다 보면 방 하나를 금방 채우게 된다. 매일 보이차만 마시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른 차도 마신다고 보면 어떤 기준으로 구입해야 할까? 당연히 싼 가격이 우선이 아니라 좋은 차 알고 마시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보이차는 싸고 좋은 차가 아니라'좋은 차를 제 값을 치르고 사야 한다


 '싸고 좋은 차'가 아니라 '좋은 차를 제 값을 치르고 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통 단위로 차를 살 때는 그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 지금 입맛에 맞추면 월진 월향으로 변화되는 보이차의 특성과  내 입맛도 달라질 수 있다는데도 생각이 미치면 선택의 조건이 간단치 않다.


 그렇기에 보이차를 제대로 마시기 위해서는 꼭 현명한 선배 차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차를 파는 분의 차 소개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마시는 선배 다우의 얘기에 무게를 두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보이차 생활에서는 좋은 도반을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가격이 싸게 나오는 차는 그만큼 싼 이유가 있을 것이니 가격에 현혹되면 꼭 그 이상 후회가 따른다고 봐야 한다. 좋은 차는 지금 내가 마시는 차이기보다는 선배 다우가 마시고 있는 차일 가능성이 높다. 좋은 차가 필요하고 제 값을 치를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그 선택을 도와줄 멘토를 찾을 수 있다.


보이차는  두고 두고 변화되는 향미를 즐길 수 있으니
훗날을 기약할 수 있도록 구입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보이차를 마신 지 오래되지 않았다면 아직 본격적으로 차를 살 때가 아니다. 보이차를 이제 어느 정도 마셨다고 생각이 되면 현명한 멘토가 주변에 있는지 찾아보자. 보이차는 두고두고 좋은 향미를 즐기면서 평생을 마시고 후손이 받아 마시면서 나를 떠올릴 수 있어야 하니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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