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운명을 바꾼다고 하는데 차 마시는 습관은?
언제부터 이런 습관을 가지게 되었는지 기억은 없습니다. 아침 여섯 시 이전에 일어나 식전 차를 마시고,
밤 여덟 시부터 아홉 시까지 밤차를 마십니다. 새벽에 깨어 다시 조금 더 눈을 붙이다가 늦게 일어날 때도 있습니다. 그날은 식전 차를 거르는데 하루를 시작하며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아침에 밤새 비어있던 속을 데우는 것도 좋지만 아내에게 머그컵으로 한 잔 드리는 게 더 좋습니다. 밤 차는 나를 위해 온전히 시간을 쓰며 차의 향미에 젖습니다. 다행히 카페인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매일 혼자 차를 음미할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과 밤 시간에 차의 향미에 젖을 수 있는 건 흔치 않은 습관이지요.
좋은 차, 귀한 차, 비싼 차를 가지고 있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어떤 차를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마시느냐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아침 식전 숙차는 아내와 나누어 마시고, 밤 시간에는 나 혼자 오롯이 생차의 향미를 즐깁니다. 나의 하루는 차를 마시며 시작하고, 차향과 함께 마무리하니 참 좋습니다.
차를 마신 지 올해로 19년째, 좋은 습관을 가지며 하루를 보낼 수 있어 다행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찻물을 끓였고, 밤에는 홀로 차향을 음미하며 나를 돌아볼 것입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