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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생활, 지금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행복

밥상을 받을 때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는 게 행복

by 김정관

혹시 오래전에 구입해 두고 잊고 있는 차가 없으신가요? 그 당시에는 차맛을 잘 몰라서 차 선배가 추천하는 차였을 겁니다. 그런데 차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떫은맛, 쓴맛을 받아들이게 되었을 겁니다. 이제 서재 구석에 밀쳐두고 잊고 있었던 차를 찾아드셔보시면 보물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도 그렇지만 차도 내가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진품이 가까이에 있습니다. 사람은 지나가면 어쩔 수 없는 분이 있지만 차는 내 곁에 있습니다. 내게 가장 많이 베푸신 분은 부모님일 텐데 철이 들어 모시려고 해도 계시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보이차는 십 년 전, 혹은 그보다 더 오래전에 구입해 두었을지 모릅니다.


어렸을 땐 친구가 좋아서 의형제도 맺고 어울렸지만 그때 왜 그랬을까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돌아보면 부모님이 내게 베푸신 정성만 한 게 없는데 그걸 이제 알아차리게 됩니다. 보이차는 십 년 전, 이십 년 전에는 부담 없는 값으로 구입했는데 이제는 함부로 살 수 없는 차가 되어 있습니다.


함부로 대하거나 은공을 갚아야 하는데도 그냥 지나치고 사는 게 가족이지요. 매일 마시는 차라고 해서 싸고 좋으면 그만이라고 허투루 대하지 않은가요? 밥상을 받으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빠뜨리지 않으면 후회할 일이 그만큼 줄게 됩니다. 오늘 마시고 있는 차의 깊은 향미에 감탄하는 습관이 바로 소확행, 행복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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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 계신 부모님이나 가족들에게 입은 지난 시간의 은공에 고마움을 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 마시고 있는 차에 감탄사가 나오지 않으면 왜 그 차를 구입했는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행복은 다음에 올지도 모르는 게 아니라 지금 마음속에 있는 걸 표현하면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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