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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Nov 10. 2021

보이차 입문 6 - 생차냐 숙차냐 그것이 문제로다

보이차 선택은 숙차냐 생차냐 갈림길에 서지만 어느 길이든 고수차로 향한다

   보이차가 건강에 좋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보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녹차나 홍차, 우롱차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있어서 차를 선택하기가 쉽다. 그렇지만 보이차는 메이커만 해도 많고, 산지産地도 이름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많다. 그뿐 아니라 같은 차 이름에도 생산연도가 다르면 별개의 차가 되니 그야말로 알고 마시기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얘기한 대로 보이차는 발효 여부에 따라 생차와 숙차가 있고, 차의 원료가 되는 모차毛茶의 재료인 찻잎으로 관목차와 교목차로 나누어진다. 차산에서 찻잎을 따서 솥에 한번 덖어 비비고 햇볕에 말리면 모차가 된다. 모차를 그대로 압병壓餠하면 생차가 되고, 발효 공정을 거치면 숙차熟茶가 된다.

2010년부터 보이차 시장의 흐름은
생차와 숙차를 막론하고 고수차가 주도하고 있다


    

 금방 만들어진 차를 신차新茶, 30년 이상 묵은 차는 노차老茶라 부른다. 같은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묵은 햇수만큼 가격 차이가 달라지는데 특정 산지의 차는 시세에 따라 수십 배가 넘게 호가되기도 한다. 특히 고수차에 중국 자본이 들어오면서 노반장과 빙도차는 희소가치 때문에 순료純料차는 입도선매되어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2010년부터 보이차 시장의 흐름은 생차와 숙차를 막론하고 고수차가 주도하고 있다. 대익, 노동지, 하관이라는 3대 차창이 판세를 좌우하던 보이차가 이제는 산지産地를 내세우는 고수차가 흐름을 잡고 있다. 보이차의 천출賤出이라고 무시당했던 숙차도 고급 모료와 발효 기술의 발달로 소비자의 주목을 받으며 고급차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숙차? 생차? 어떤 차를 마셔야 하나요?    

 

 몸이 찬 사람은 생차를 마시면 안 되고 숙차 라야 한다는 얘기가 정설처럼 알려져 있다. 그 근거는 한방에서 식품을 냉성과 온성으로 구분하는데 기인하고 있다. 찬 성질을 가지는 식품으로는 보리, 팥, 우엉, 돼지고기, 맥주이며 따뜻한 식품은 쌀, 찹쌀, 소고기, 닭고기, 인삼, 마늘, 생강, 독한 술이라고 한다.  

    

 차도 식품의 성질로 따지면 냉한 쪽에 있다. 그런데 발효나 산화 과정을 거치면 찬 성질이 따뜻하게 바뀐다고 한다. 그렇지만 생차나 녹차가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냉기가 사라진다고도 한다.

     생차는 몸을 차게 한다며 숙차만 마시는 선입견을 버리고
괜찮은 고수차를 찾는 노력을 다하면 좋겠다

 하지만 보이차를 마셔보면 숙차는 확실히 속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생차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생차인 경우 몸이 찬 사람이 관목차-다원차를 마시면 속이 부대끼지만 교목차-고수차는 몸 반응이 열감을 느낄 수 있다. 잘 만들어진 고수차를 마시면 오히려 숙차보다 속이 더 편하면서 땀이 날 정도로 열감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차와 숙차, 병면과 차탕의 탕색이 확연하게 다르다

 몸이 찬 사람이라고 구태여 숙차만 고집하면 보이차의 반쪽만 알게 될지도 모른다. 숙차도 좋은 차지만 생차가 가지는 다양한 향미를 즐기는 데에는 미치지 못한다. 보이차를 구입하는 비용에 묶이면 숙차에 머물러야 하지만 차생활을 제대로 즐기려면 고수차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생차는 몸을 차게 한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괜찮은 고수차를 찾는 노력을 다하면 좋겠다.  

   

 생차? 고수차?     


 보이차를 구분하는 큰 카테고리는 생차와 숙차라고 했다. 생차는 전통 보이차, 숙차는 현대 보이차라고 부른다. 생차를 전통 보이차라고 부르는 것은 숙차가 나오기 전에는 생차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1973년에 숙차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보이차가 나오게 되었기에 현대 보이차라고 부르게 되었다.

    

 보이차의 산지인 운남성에서는 묵혀서 마시지 않았다. 보이차도 녹차처럼 그 해 만들어진 차로 마셨다. 그런데 문화혁명 시절에 찻잎의 생산성을 따져서 오래된 차나무인 고차수古茶樹를 베어내고 관목차를 밀식 재배하게 되었다. 관목차로 만든 생차는 쓰고 떫은맛이 많았는데 신차로 마시는데 거부감이 많았다. 이 때문에 발효 공정이 들어간 숙차가 개발되었고 보이차의 대중화를 이루게 되었다.

고수차는 생차지만 출시된 그해에 마셔도 쓰고 떫은맛이 덜하고
차 산지마다 다른 독특한 향미를 즐길 수 있다


생차는 만들어진 그 해에는 녹차의 탕색과 다르지 않다

    

 2010년 전후로 고수차가 주목을 받으면서 생차는 묵혀서 마신다는 선입견이 깨뜨려지게 되었다. 고수차는 생차지만 쓰고 떫은맛이 덜하고 차 산지마다 다른 향미를 즐길 수 있다. 또 고수차를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는 열감熱感이 차는 냉하다는 인식을 달리하게 된다.     


 고수차가 생차 시장의 이슈가 되면서 산지마다 다른 독특한 향미를 즐기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 찻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게 되었다. 시상반나 차구의 노반장과 임창 차구의 빙도는 찻값이 너무 올라서 일반인들이 마시기는 언감생심의 차가 되어가고 있다.     


 숙차? 고수차?  

   

 보이차를 6대차류의 구분에서는 흑차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는 숙차가 해당된다. 생차는 녹차에 넣어야 옳은데 후발효라는 특성으로 불발효차로 볼 수 없어서 애매한 위치에 있다 하겠다. 쓰고 떫은맛 때문에 그해 만든 차를 마시기 어려웠던 보이차가 숙차로 개발되면서 누구나 마실 수 있게 되어 세계화의 첨병이 되었다.

     

 그렇지만 숙차는 발효 공정에서 발생되는 냄새에 거부감이 많아서 보통 5년 정도 지나 마시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숙차가 현대 보이차로 부르는 호칭에는 발효 기술이 개발되면서 숙차 특유의 냄새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게 되었다. 숙차의 모료도 관목차 대신 고수 찻잎을 쓰면서 고급차가 속속 시장에 나오고 있다.

 한정된 양의 노차로 인해 가짜 차가 보이차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는데
고급 숙차는 이런 부정적인 이슈를 불식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숙차는 5년 정도 지나면 탕색이 맑아지는데 오래된 생차도 비슷하다

    

 고차수 찻잎으로 고도의 발효 기술로 만든 숙차는 노차를 대신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출시되고 있다. 근래에 출시된 숙차는 개선된 발효 기술에 힘입어 보이차 고유의 향미를 살리면서도 누가 마셔도 좋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정된 양의 노차로 인해 가짜차가 보이차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는데 고급 숙차는 이런 부정적인 이슈를 불식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해에 나온 숙차를 거부감 없이 바로 마시면서 차 산지마다 다른 향미를 즐길 수 있어서 마니아 층이 형성되고 있다. ‘보이차 하면 숙차’라는 숙차 마니아의 자부심을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좋은 차를 해마다 다르게 만날 수 있으니 묵혀서 마시는 차가 보이차라는 얘기도 고정관념이 되고 있다.


‘생차냐 숙차냐?’라는 선택은 차를 마셔보면 결정할 수 있으니
백문百問이 불여일음不如一 飮이라 하겠다

    

 이제는 묵혀서 마시는 차라는 보이차의 인식이 고수차로 인해 깨뜨려지고 있다. 다만 고수차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차가 천차만별이라 소비자가 선택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몇 만 원대의 차는 차 산지에 걸맞은 순료라고 보기 어렵고 너무 비싼 차는 구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사람이 운남성에 거주 하면서 고수차를 만드는 브랜드가 적지 않다. 고수차에 관한 정보를 찾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면 믿음이 가는 브랜드를 찾을 수 있다. 한 편으로 두 달 이상 마실 수 있는 고수차를 가성비만 따져서 구입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수차는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생태환경의 차이다. 차의 향미는 절기로 봐서 청명 전에 잎을 따는 명전차가 가장 좋다. 가을에 잎을 따는 곡화차도 맛으로는 봄차에 밀리지만 차향은 봄차 못지않다. ‘생차냐 숙차냐?’라는 선택은 차를 마셔보면 결정할 수 있으니 백문百問이 불여일음不如一 飮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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