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3리터 이상 차를 마시니까 이유가 필요 없지요
아내는 내가 차 마시는 걸 보면서 그렇게 맛있느냐고 합니다. 아침 식전 차부터 밤 차까지 온종일 마시고 있으니 그렇게 물을 만 하지요. 차가 맛있어서 마신다고 하면 그럴 만한 맛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하루에 마시는 양이 3리터 이상은 될 것 같으니 왜 그렇게 마시는 걸까요?
차에도 커피처럼 카페인이 있으니 중독성으로 마시고 있는 걸까요? 좋아하는 데 굳이 이유를 찾거나, 근거를 대기가 어려운 것과 같을 겁니다. 수많은 사람 중에 딱 한 사람과 부부가 되어 평생을 함께 살아갑니다. 부부로 살아가는 이유를 따질 수 없듯이 그렇게 차를 마시는가 봅니다.
밥 먹듯 마시는 차는 보이차, 간식처럼 마시는 차는 홍차입니다. 특별한 날에 외식하는 것처럼 마시는 차는 찻값이 비싼 노차나 청차지요. 출근해서 마시는 첫차는 녹차, 오후에는 손에 잡히는 대로 편하게 마십니다. 비가 오는 날이나 우울한 날이면 향이 좋은 차로 기분을 전환시키지요.
무기력해지거나 할 일이 없어도 차를 마시면 빈 시간을 꽉 채울 수 있습니다.
평생을 살아왔다고 부부 사이에 무슨 할 말이 있느냐고 하지 말고 차를 마셔보십시오.
차는 누구하고 마셔도 말 없는 말로 충만한 교감이 이루어지게 한답니다.
차를 왜 마시느냐고 묻는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은 그냥 차 한 잔 권하는 것이지요.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