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욕지족과 다다익선으로 행불행이 갈린다
화수분이라는 항아리를 아십니까?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 그 안에 온갖 물건을 담아 두면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다는 전설의 물건이지요. 원래는 하수분(河水盆)이라는 말이었지요. 황하의 물을 담는 그릇이라는 워낙 크고 깊어서 아무리 써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랍니다.
계영배라는 잔도 아시지요? 가득 차는 것(盈)을 경계(戒)하는 술잔(杯). 계영배는 다른 술잔과 다르게 가득 채우려고 할수록 오히려 밑의 구멍으로 술이 떨어집니다. 가득 채울수록 술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심히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보이차는 내 입맛의 평균점을 잡기에 따라 화수분이 될 수도 있고 계영배가 되기도 합니다. 보이차 생활을 몇 년만 하고 나면 방 하나가 차로 가득 차게 됩니다. 아무리 열심히 마셔도 차는 줄지 않고 더 늘게 되니 화수분이지요. 그런데 차 생활의 만족도는 소장하고 있는 양과 비례하지 않으니 계영배입니다.
내 차 생활은 화수분과 계영배 중에 어느 쪽일까요?
보이차 생활을 시작했을 무렵에는 화수분처럼 마시는 차마다 너무 맛있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계영배처럼 만족도는 더 올라가지 않습니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내 입맛의 평균점을 정하기에 따라 차 생활은 달라집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