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왓장을 갈아 거울을 만들려고 하는 보이차 우리기

다선일여(茶禪一如),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차 생활

by 김정관

중국의 유명한 선사인 마조 스님이 깨달음을 얻게 되었던 일화입니다. 마조 스님의 스승인 회양 선사는 좌선에 몰두하고 있는 곁에서 기왓장을 갈고 있었습니다. 좌선에 집중해야 하는데 기왓장 가는 소리가 거슬리자 마조 스님은 스승께 말을 건넸습니다.


"스님, 무엇을 하고 있으신지요?"

"응... 나는 지금 거울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네."


기왓장을 갈아서 거울을 만든다고 하니 마조 스님은 기가 막혔습니다.


"스님, 거울을 만들고자 한다면 구리를 갈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이 사람아, 앉아만 있는다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더냐!"


스승의 이 한 마디에 무턱대고 앉아 있었던 자신을 돌아보고 깨달음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더 좋은 차만 찾는 걸로 언제쯤 만족할 수 있는 차 생활이 될 수 있을까요? 더 많은 차를 가지려고 하는 것으로도 만족에 이르는 차 생활도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쓰고 단맛을 구분하는 향미, 찻물을 머금고 살피는 회감과 생진은 또 다른 느낌이지요. 그다음은 찻물이 목구멍에 닿아 들숨과 함께 다가오는 후운과 넘기고 난 뒤에 다가오는 차기도 감지해야 합니다.


c961d6b6a8ac0e862f804a7109127a654b27ab83 서예가 김재룡 작-다선일미 독철왈신


다선일여(茶禪一如)는 깨달음을 얻기 위한 선 수행과 차 생활의 과정이 다르지 않다는 말이지요.

다선일미(茶禪一味)는 선 수행과 차 생활을 통해 얻게 되는 결과가 한 맛이라는 의미입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차 생활은 다반사라는 말처럼 일상에서 마시는 차 한 잔입니다.

그렇지만 차를 집중해서 마시면서 얻게 되는 또 다른 차 생활의 결과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무 설 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보이차를 마시며 음미하는 단침이 나오는 생진(生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