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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맛있는 차는 한 편 밖에 없을까?

무엇이든지 많이 가지면 애틋함이 덜하니 보이차도 그렇다

by 김정관

보이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이라면 두 가지 갈림길에서 갈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첫 번째 길은 어떻게 하면 즐거운 차 생활을 할 수 있을지 살피는 일입니다. 두 번째 길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차를 더 싸게 가질 수 있을지 애쓰는 일이지요. 물론 두 가지 길을 하나로 만들어서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첫 번째 길인 즐거운 차 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차보다 나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혼자 마실 때 선택하는 차가 뚜렷해서 망설일 필요가 없어서 집중해서 우리면 됩니다. 식구들이나 지인들과 함께 차를 마시게 되면 앞에 앉은 사람을 배려해서 차를 정합니다. 이 길을 선택하는 사람은 많은 양을 가지려고 애쓰기보다 꼭 필요한 차가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두 번째 길은 더 좋은 차를 값싸게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이미 차가 많이 있지만 막상 마시려고 하면 어떤 차를 우려야 할지 망설이게 되지요. 내가 마실 수 있는 차라는 기준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다 보니 차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차를 마시며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가성비가 좋아 보이면 구입해야 하니 차는 자꾸 쌓입니다.


보이차 생활을 하게 되면 마셔서 차가 소비되는 양보다 구입하는 양이 더 많아지는 건 필연적입니다.
그래서 가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차를 마셔보면서 올바르게 구입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차가 마실 때마다 만족스럽다면 소장하고 있는 차를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마시고 있는 차는 한 편 밖에 없지만 또 다른 차도 그에 못지않다면 분명 그 차 생활은 행복할 것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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