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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생활과 중도(中道)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양면을 두로 살필 수 있는 삶이 중도이다

by 김정관

중도(中道)는 불가(佛家)에서 아주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좌우의 가운데, 높고 낮음의 중간을 말하는 게 아니랍니다. 좌우를 다 받아들이고, 높은 건 높은 대로 낮은 건 낮은 대로 제 위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좌우의 중간에서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않으려고 하다가 양쪽 어느 편에도 들지 못하게 되면 곤란하게 되지요.


보이차 생활에서도 중도의 관점을 가지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내 입에 맞으면 그만이라는 입장은 차를 마실수록 달라지는 입맛이라는 이치에서 보면 문제가 있지요. 더 좋은 차를 구하려는 보이차에 대한 탐구심은 이미 소장하고 있는 차를 홀대하게 됩니다. 내 입에 맞는 차면 그만이라는 입장과 더 좋은 차를 얻으려고 애쓰는 처지가 다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집밥과 외식이라는 두 종류의 밥상을 두고 보이차를 대하는 관점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집밥은 매일 먹게 되므로 생활비 지출의 균형을 맞추는 데 주안점을 두게 됩니다. 반면에 가끔 하게 되는 외식은 지출에 부담이 가더라도 어떤 메뉴라는 게 선택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외식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다양하므로 보이차도 양보다 질로 여러 종류를 갖추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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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은 이웃이 들르게 되면 숟가락 하나 더 놓는 것이라며 함께 자리를 청합니다.

차를 내는데 맛있다며 잘 마시면 부담 없이 쓱 건넬 수 있어야 집밥 같은 차입니다.

그렇지만 외식은 특별한 날이나 귀한 손님을 모셔서 마음먹고 지출하게 됩니다.

외식처럼 마시는 차는 마음먹고 손님을 위해 찻자리에 낼 수 있는 나를 대신하는 차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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