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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묵히면 좋아진다는 보이차는 내가 마실 수 없는 차

20년이 지나면 내 나이가 아흔을 바라보는데

by 김정관

대문 사진의 차는 한 편에 2억을 호가하는 홍인으로 1950년 무렵에 만들어졌다.



팽주의 자리에 앉으면 어떤 차를 우려야 좋을지 마음이 쓰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차를 우리면 고민할 게 없지만 답이 아니지요. 쓴맛이 많은 차와 단맛이 좋은 차가 있는데 어느 차가 좋을까요? 맹해 차구 차는 쓴맛이 많은 고차(苦茶), 임창 차구 차는 단맛이 두드러지는 첨차(甛茶)가 많지요.


올해 보이차의 지존이라고 하는 노반장 찻값이 폭락을 했다는 소식을 운남성에서 차 가게를 하는 다우가 전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다우는 쓴맛이 많고 차기가 강한 차의 대중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데 기인한다고 보았습니다. 쓴맛이 많은 맹해 차구의 차는 마니아 층이 좋아하고, 단맛이 좋은 임창 차구의 차는 수요층이 대중적이라 합니다. 최근 중국은 오래 보관해서 변화되는 진향(陳香)의 풍미보다 신차(新茶)의 맑고 순한 향미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팽주 자리에서 차를 내보면 다우들의 차에 대한 성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숙차와 10년 이내의 생차는 별 다른 의견 차를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보이차의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서 달라진 차 상태에 따라 받아들이는데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를 구입해서 오래 묵히기보다 10년 이내에 마시는 생차는 어떤 산지가 괜찮을까요?


25053e74945d2d02d7619e18f8855af70c0ff879 2021년 산 임창 차구 파카 고수차, 봄차 80%와 가을차 20%를 병배해서 만들었으며 단맛과 밀향이 아주 좋다.


내가 주로 마시는 고수차의 산지는 맹해 차구보다 임창 차구가 많습니다.

임창 차구 중에서도 유명 산지보다 지명도가 떨어진 대설산, 대호새와 파카 차를 즐겨 마시고 있습니다.

다우들에게 생차를 내보면 맹해 차구보다 임창 차구의 차를 더 맛있다고 합니다.

숙차는 호불호를 염려하지 않지만 생차를 낼 때는 함께 마시는 사람이 좋아할지 마음을 써야 합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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