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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선택하는 보이차

마셔보지 않으면 알 수 없고, 알지 못하면 지나치게 되니

by 김정관

보이차는 차에 대해 알아보는 걸 먼저 하고 난 뒤에 마셔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우선 꾸준하게 마시면서 천천히 알아가도 되는 것인가요? 혹은 차는 마시면 그만이지 이것저것 알아야 하는 게 필요한 건가요? 이런 질문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라는 의미 없는 것일까요?


저의 차 생활을 돌아보면 보이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마시면서 시작했지요. 다행히 보이차 생활을 시작하던 해에 모임을 가지게 되었던 다연회 다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모임을 결성했던 그 당시 다우들의 차력(茶歷)으로 보면 저는 생 초보였으니 맨 막내였지요. 글쓰기를 좋아했던 제가 다회 후기를 쓰게 되면서 차 공부가 절로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무실에서 제 직업인 건축사의 일인 설계 작업을 하다 보니 하루에 3리터 이상 차를 마셨습니다. 다연회 선배 다우님들과 다회를 거듭하면서 온갖 종류의 차를 접할 수 있었지요. 또 다회 후기와 함께 보이차에 대해 아는 만큼 차 이야기를 쓰다 보니 온라인에서도 다우님들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시간이 어언 19년이라는 세월이 되어 이제는 보이차에 대해 아는 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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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는 마시면 마실수록,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너비와 깊이가 한량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게 보이차에 대해 가르침을 주시던 선배님들이 세 분이나 작고하시면서 길을 잃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마셔보지 않았던 차와 인연이 닿으면서 그 차들이 새로운 길의 이정표가 되고 있습니다.

꾸준하게 마시고, 마시는 만큼 알게 되고, 알게 된 만큼 마시는 보이차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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