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도(茶道)'에 '도' 떼고 남은 '차'를 마시면

차는 머그컵에 담아 마셔도 커피만큼 맛있다

by 김정관

우리나라는 아직도 차에 예藝를 붙이고 도道를 붙입니다. 어렵게 차를 대하면 형식에 끌려 다니게 되어 다반사의 차 생활이 되기 어렵습니다. 다도는 차보다 격식을 중시하고 다례는 내가 마시는 차가 아닙니다. 예도 떼고 도도 떼면 차만 남으니 물만 끓이면 커피보다 마시기 쉽습니다.


높은 곳에 있는 차는 가까이 내리고, 모시듯 어렵게 대하는 차는 친구처럼 곁에 둡시다. 중국에서 녹차를 유리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마시는 걸 봅니다. 다반사로 마시는 일상생활의 차는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아야 하지요. 숙차를 커피메이커로 내려서 마시면 커피만큼 편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친구라고 해서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지만 부담 없이 지내야만 시간을 자주 가질 수 있습니다. 차를 친구처럼 대한다는 부담 없는 친구처럼 막역한 사이로 편하게 마시자는 것이지요. 더 좋은 차, 더 좋은 친구를 찾으려 하는 것보다 내가 대하는 마음만큼 다가오지 않을까요? 아침에는 아내에게 숙차를, 출근하면 동료에게 녹차를 머그컵에 가득 담아 건넵니다.


be5b08598a7479abfaf1f2a06b7e950c30994cd4


내가 마시는 차를 식구들이나 동료들에게 나누면 그들과 내가 하나 되는 느낌입니다.

차를 마시는 일에 '도'나 '예'를 붙이는 건 일상생활이 아니니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됩니다.

삼시 세끼 밥 먹듯이 목마르면 물 마시듯 커피만큼 차를 편하게 대하면 좋겠습니다.



무 설 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찻물을 끓이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