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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란지교(芝蘭之交)라 할 다우(茶友)와의 교분

지초와 난초의 사귐처럼 다우와 높고 맑은 정을 나누니

by 김정관

아침 일찍 친구가 운명했다는 부고를 받았습니다. 고인이 된 친구는 대학 동기 단톡방으로 근황을 접하며 알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큰 병을 얻어 치료 중이었는데 오늘 세상을 떠났다고 단톡방에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언제 만났는지 떠오르지 않는 그의 문상 자리에서 마지막 만남을 가지게 되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매일 차를 마시면서 일기를 쓰듯이 차 생활의 일상을 글로 옮기고 있습니다. 어떤 글은 100명이 읽고 또 어떤 날은 조회 수가 20명도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다우 몇 분은 꾸준하게 매일 댓글 다담으로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나와 다우들아 마시는 차는 다르지만 댓글 다담으로 나누는 정은 한결같습니다.


20년이 다 되어가는 차 생활에서 인연이 된 다우와 나누는 정은 각별합니다. 온라인에서는 매일 일상생활을 다담으로 주고받고 매달 오프라인의 만남은 찻자리로 이루어지지요. 차를 매개로 정을 나누니 차 생활을 어느 방향으로 하는가로 만남이 정해집니다. 다우로 우정을 십 년 넘게 이어가는 몇 분은 참 소중한 인생 벗입니다.



보이차로 차 생활을 해 온 지 20년 가까이 되어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학연, 지연, 종교 생활로 벗이 된 사람들보다 다우들과 대화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만나지 않는 친구들과의 지난 시간은 기억조차 희미해져 갑니다.

매일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매달 찻자리를 가지는 다우들과의 대화와 만남은 내일로 이어집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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