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태호(好太號)라는 보이차 브랜드와의 인연에 감사하며
지난번 수령 1200년 백앵산 얼가즈 야생차를 보내준 다우가 이번에는 수령 2000년 차를 보내왔다. 2000년 된 차나무라니 차를 받아 포장지를 풀어서 병면을 보면서 합장하고 머리부터 숙여 예를 표했다. 내가 어떤 공덕을 쌓아 2000년 나이의 차나무 잎으로 만든 차를 마실 수 있게 되었을까? 보이차를 마시는 분 중에 수령 2000년 된 차나무와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우는 그가 만든 차를 품평을 받고 싶어서 보낸다고 했지만 내가 이 차를 마시고 아무리 조심스레 뭐라고 해도 중언부언하는 정도에 그칠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지난번 수령 1200년 얼가즈 야생차도 정보 검색을 통해 생소한 차에 대해 알아보며 거친 내 입맛으로 시음기를 썼었다. 이번에는 수령이 2000년이라니 더 조바심이 앞서서 백앵산과 얼가즈 차에 대해 먼저 조사한 내용을 스크랩해서 정보를 공유한다.
윈난성 란창강 서쪽 기슭에 위치한 해발 2,880m의 백앵산은 일 년 내내 떠다니는 흰 구름과 그곳에 모여드는 흰 꾀꼬리 떼 때문에 이름이 붙여졌다. 전설에 따르면 백앵산은 원래 백수리산으로 불렸는데, 이 지역에 흰 꽃나무처럼 흰 독수리가 자주 서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독수리들이 마을 사람들의 가금류를 쪼아 먹는 일이 잦아 사람과 독수리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고 한다. 이후 지역 주민들은 산 이름에서 '독수리'를 '꾀꼬리'로 바꾸었더니 흰 독수리는 점차 사라졌다고 한다. 무성한 숲과 활기차게 나르는 새들, 풍부한 물과 고운 점토질 토양, 풍부한 일조량, 그리고 신선한 공기는 윈난 대엽종 차나무를 재배하기에 완벽한 환경이라고 하겠다. 수많은 보이차산지 중에서도 동물의 이름을 딴 곳은 백앵산 외에는 없는 것 같다.
백앵산은 임창시 운현 만완진에 있는 대병산(주봉 해발 2,834m) 중턱에 위치해 있다. 강 건너 무량산과 마주 보고 있으며, 대병산 야생 차나무 군락이 산재해 있다. 해발 1,800~2,300m에 위치하며, 남북 길이 6,000m, 동서 너비는 1.6km이다. 란창강 중류에 위치한 백앵산은 예로부터 윈난성 대엽종 차나무의 인기 있는 재배지였다. 풍부한 수자원, 비옥한 토양, 풍부한 일조량, 그리고 맑은 공기는 윈난성 대엽종 차나무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백앵산 고차원은 면적이 20㎢에 달하는데 가장 오래된 차나무는 수령이 2,400년이 넘으며, 중국에서 인공적 재배된 고차수 중 두 번째로 오래되었다. 수령이 백 년 넘은 고차수가 만 그루가 넘는다. 이 고목들 중 어떤 나무는 공처럼 생겼고, 어떤 나무는 캐노피처럼 꼭대기가 솟아 있으며, 어떤 나무는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어 숨 막힐 듯 아름답다.
백영산에서 가장 유명한 차는 본산차, 얼가즈차, 흑조자차 등 10여 종이 있으며, 또한 과도기차와 재배차로 맹고 대엽종 차나무도 있다. 자세히 보니 마을 곳곳에 차나무가 하늘의 별처럼 흩어져 있는데 대부분 앞 세대가 심은 듯 줄지어 있다. 백앵산 고차원은 광활한 지역에 걸쳐 펼쳐져 있고, 고차수의 밀도가 높지 않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고차수 줄기가 매우 굵어서 두세 사람이 껴안을 수 있을 정도의 나무가 곳곳에 있다.
백앵산 차의 건차는 짙은 녹색이고 윤기가 흐르며 향기가 좋다. 차의 탕색은 수정처럼 맑으며 밝은 주황색이고, 꽃과 과일 향이 강하고, 표면은 기름진 질감이다. 맛은 풍부하고 두터우며 입안에서 상쾌함이 느껴진다. 차의 향미는 단맛이 빨리 느껴지고 차향이 독특하게 다가오는데 떫은맛이 적고, 쓴맛은 가볍고 입안에서 빨리 사라진다.
찻잎은 검고 윤기가 없으며 줄기는 많고 싹은 적으며 비교적 두껍고 야생 향이 느껴진다. 문향을 해보면 독특한 향이 뚜렷하게 다가오며 차맛은 쓴맛이 약하며 떫은맛이 약하게 지속되고 달콤하다. 엽맥의 모양과 향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야생차지만 재배차로 가는 과도기 차로서 자연 교배종일 가능성이 있어 보이며 전체적인 특성은 재배형 쪽에 더 가깝지 않은가 싶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백앵산 고차원은 총면적 5만 6천 무(약 1만 6천 무)에 달하며, 12종의 야생, 재배, 전이(과도기) 고차수 200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이는 현재까지 발견된 고차수 다원 중 가장 다양한 품종을 자랑한다. 본산차, 이가지차, 맹고대엽차, 허칭차, 본산대엽백봉차, 백봉차, 흑조자차, 두미차, 홍봉차, 유엽차, 등자차 등 12종의 차나무가 있다. 차나무는 교목형, 소목형, 관목형으로 구분됩니다. 특대엽종, 대엽종, 중엽종, 소엽종 등 차나무의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수령 100년이 넘는 고차수가 1만 그루가 넘는다. 세계 차 유전자은행이자 차의 기원과 진화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알려진 백앵산은 중국 최초의 차나무 진화 자연 박물관으로 부르고 있다. (운현 미디어 센터)
백앵산 고차원과 차나무, 얼가즈 차에 대해 정보를 파악하고 나니 다우가 보내온 수령 2000년 백앵산 얼가즈 야생 단주차가 조금 친근하게 다가온다. 지난번 수령 1200년 얼가즈를 마시면서 다른 야생차에 비해 야생향이 덜한 이유를 앞 글의 정보를 통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얼가즈는 야생차에서 재배차로 넘어오는 과도기 차라서 강한 야생형이 덜한 것이었다.
1200년 수령 얼가즈 차는 야생향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고 꽃 향기와 과실 향이 그윽하게 다가왔으며 쓴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단맛이 진하며 떫은맛도 의식하지 못할 정도였다. 생진이 철철 넘쳐서 설저명천이라는 표현에 어울릴 차여서 함께 마셔본 사람들은 누구라도 호불호를 따지지 않고 좋아했다. 그러면 수령이 800년이나 더 되는 이 차의 향미는 어떨지 정말 궁금해진다.
차의 병면은 1200년 수령의 얼가즈 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일반 야생차보다는 검붉은 색이 덜하고 재배차에 비해서는 검은색이 많다. 이제 얼가즈 차가 과도기 차라는 걸 알 수 있겠다. 다시 만날 수 없는 귀한 차라서 60cc 차호에 4g을 계량해서 넣고 우렸다. 차호의 용량으로 보면 3g만 넣어도 되겠지만 진한 향미에서 차의 본질을 느끼고 싶었다.
병면에 코를 가까이해도 1200년에 비해 차향이 덜하다. 1200년 얼가즈는 포장지를 벗기니 차향이 바로 코끝을 자극했었다. 건차에서 1200년과 2000년은 차이를 보이니 우려서 마시면 어떻게 다를까? 찻물을 한 소 꿈 식혀서 우려내 마셨는데 이럴 수가? 1200살 얼가즈의 풋풋한(?) 차향은 어디로 가고 향과 맛이 다 은근하다. 차나무는 1200살에는 청춘의 향기를 보였는데 2000살에는 장년의 노숙함으로 차의 향미를 보이는 것일까?
그런데 향미가 덜하다 보니 차가 목으로 넘어간 다음에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첫물차를 마시고 나면 식도로 내려가는 시원한 느낌이 좋다는 걸로 나만 가지는 호감으로 삼는다. 그런데 2000살 얼가즈 차는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는 느낌, 고상한 표현으로 단전(丹田)에 모인다는 게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에어컨 아래에서 차를 마시는데 온몸에 열감이 번져난다. 2000년 수령의 차라는 선입감일까?
보이차를 거의 20년 마셔오면서 처음 느끼는 생경한 체험이다. 이렇게 차를 마시는 느낌을 가지는 건 분명 다른 사람과 공감대를 같이 할 수는 없지 싶다. 차를 입안에 머금어서 가지는 느낌으로 향과 맛은 분명 1200년 얼가즈가 좋지만 그 이후의 후운과 차기는 2000년 얼가즈가 탁월하다. 달고 쓰다는 차맛을 넘어 몸으로 느끼는 차와의 교감을 수령 2000년 백앵산 얼가즈 단주차로 나만의 체험을 시음기로 남긴다.
차밭의 하얀 꾀꼬리들이 부드러운 바람에 맞춰 춤을 추고
아름다운 선율로 노래하며 이 청정한 땅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차농들은 백앵산 차나무를 가족의 보물로 여기며,
찻잎을 따고 우려내는 모든 과정에 정성과 열정이 담겨 있습니다.
백앵산 보이차 한 잔은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과 오래도록 남는 여운을 선사하는 놀라운 경험이며,
은은하고 상쾌한 차향이 어우러져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람들의 매력으로 당신을 사로잡습니다.
-小院清茶 小美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