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연회 2025년 8월 다회 후기
더워도 너무 덥고, 끝날 줄 모르는 더위에 올해 여름을 나는 게 보통 힘드는 게 아닙니다. 새 대통령이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민생 회복 지원금을 내려주셔서 남은 더위를 이겨내는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무너진 민생 경기를 회복하는데 마중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7월 다회는 폭우예보 때문에 한 주 연기로 참석 인원이 줄어 오붓하게 진한 찻자리를 가졌지요. 인원이 많으면 활기가 넘쳐서 좋고, 적으면 깊은 다담을 나눌 수 있어서 좋지요. 그렇지만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다우들을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찻자리가 가장 좋습니다.
다연회 다우가 모두 참석하면 혜원님 빼고 열두 분이 됩니다, 휴회 중인 두 분과 혜원님까지 열다섯 분이 다연회 멤버랍니다. 8월 다회는 서영님이 장염으로, 김영님은 집안 일로, 선영님은 출장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고 아홉 분이 함께 했습니다. 오랜만에 차실을 가득 채워 넘치는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다식을 꼭 챙겨 오는 서영님, 선영님이 참석하지 않아서 차상이 정갈했습니다. 8월 다회는 사실 생차를 마시니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산수유님이 가져온 다식으로도 좋았습니다. 8월 다회에는 유월 다회에 처음 참석했었던 은희님과 새 다우 미란님이 함께 해서 반가운 찻자리가 되었습니다. 다식을 이태리 사탕과 일본 초콜릿, 밀감까지 챙겨 준비해 온 산수유님 고맙습니다.
8월 다회에서 마실 차는 자웅을 겨룰만한 명차입니다. 진기 십년 이하 노반장과 빙도, 십년 이상은 포랑산과 대호새로 네 편의 차가 모두 고수 첫물차입니다. 그리고 백앵산 얼가즈 야생차로 수령 1200년 황편과 수령 2000년 단주 첫물차입니다. 여섯 편의 차를 한 시간 반 만에 마신다는 건 준비된 차를 모독하는 처사지만 한정된 시간에 마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차호를 120cc 옥분(玉粉)호를 써서 두 번을 우린 양으로 아홉 명이 마셨습니다. 스무 번을 우려 마셔도 좋은 차들이지만 여섯 종류를 다 마시기 위한 고육책(苦肉策)(?)이지요. 차를 우려낸 엽저는 다우들이 챙겨가서 더 우려 마신다고 했습니다. 이제 최고의 차를 마시게 된다고 자부할 수 있는 여섯 편을 마셔볼까요?
Step 1은 진기 10년 이하 고수 첫물차로 차왕님 제공 2025년 노반장과 2022년 대평보이차 빙도 범두호입니다. 노반장은 8g 용주차로 만들었습니다. 빙도차 범두호는 대평보이차의 시그니처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반장을 우려 시음평을 들으니 쓴맛보다 단맛이 좋다고 하는 다우가 더 많았습니다. 저는 쓴맛이 먼저 오는데 단맛이 좋다고 하는 다우가 부럽습니다. 빙도차 범두호는 농밀한 밀향이 좋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Step 2는 진기 20년 이하 고수 첫물차로 2010년 천년보이차 제작감수 포랑산과 2009년 초의다실 대호새 노수 첫물차입니다. 포랑산은 맹해 차구, 대호새는 임창 차구 대표 차로 진기 14년, 15년에 다다른 차지만 고수 첫물차의 향미에 다우 모두 찬사를 보냈습니다. 특히 대호새에 대해 특별한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대호새는 개인적으로 제가 다섯 편째 마시고 있어서 명차로 부족함이 없다고 속내를 밝힙니다.
Step 3는 백앵산 얼가즈 야생차로 한 편은 지난번 마셨던 수령 1200년 차의 황편이고, 다른 한 편은 수령 2000년 단주차입니다. 7월 다회에 참석하지 못했던 다우들이 수령 1200년 얼가즈 야생차를 마시지 못해 안타까운 데 황편차로 마시면서 탄복을 금치 못합니다. 이런 차는 구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지만 아쉽게도 재고가 없다네요. 그런데 수령 2000년 야생차에는 그만한 찬사를 표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섯 편의 귀한 차를 한 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 마셔서 여운이 오래 남을 자리였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차는 한 편으로 한 시간을 마시며 깊이를 음미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9월 다회에서 마실 차가 정해져 있어서 속도전으로 마시니 차의 제 맛을 얼마나 느낄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귀한 백앵산 야생 단주차와 노반장 고수차를 제공해 주신 차왕님께 고마운 마음을 다연회 다우들과 함께 전합니다.
8월 다회에서는 다식을 줄여가며 노반장, 빙도라는 최고의 차산지로 고수 첫물차와 백앵산 얼가즈 야생차를 무려 2000년 수령의 첫물 단주차로 마셨습니다. 다연회 다우님들의 차 생활에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이제 다연회 정식 다우로 등록한 은희님과 미란님을 환영하면서 가을바람과 함께 구월 다회에서는 80년대, 90년대 차로 흑차를 마시는 찻자리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