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맛의 묘미는 입안에서 그치지 않는 데 있으니
차를 100cc 호에 우린다면 열 번이면 1리터를 마시게 됩니다.
하루에 두 차례면 2리터, 세 차례는 3리터를 마시게 되지요.
그래서 혼자 마시는 경우에는 용량이 작은 차호를 쓰는 게 좋습니다.
생수를 2리터가량 마셔야 한다면 굳은 의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차는 2리터 정도라면 별 부담을 느끼지 않고 마시게 됩니다.
보이차가 얼마나 맛있으면 매일 하루에 몇 리터씩 마시게 될까요?
차맛을 달다고 하지만 꿀이나 설탕에 비하면 맹물이나 다름없지 않을까요?
향이 좋다고 하지만 꽃이나 과일 향에는 비할 바가 못됩니다.
그렇지만 차의 향미가 꿀처럼 달콤하고 꽃향기만큼 그윽하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2리터씩 마시지 못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쓴맛으로 다가와서 단맛으로 이어지는 차맛의 묘미는 입안에서 그치지 않지요.
차향은 코 끝으로 다가오면서 목으로 넘어간 뒤에 여운으로 계속됩니다.
차맛의 묘미는 달고 쓴맛이 후운으로 이어져 마지막에는 몸 반응으로 마무리됩니다.
차를 큰 잔으로 꿀꺽꿀꺽 마시면서 후운과 몸 반응-차기까지 느끼는 건 어렵지요.
차는 모름지기 한 모금씩 입 안을 적시듯이 마시고 천천히 넘겨야 온전하게 다가옵니다.
찬 바람이 불어 따뜻한 차의 향미를 함께 나눌 사람이 그리워지는 가을을 기다립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