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져 사는 다우들과 같은 차를 마시며 나누는 다담
열흘이나 되었던 이번 한가위 명절 연휴는 ‘호태호’ 생차를 마시다 보니 금방 지나갔습니다. 1. 만송 왕자산 고간 대수차, 2. 박하다 고수차, 3. 천년고수 왕후차, 4. 백화향(百花香) 소엽종 고수차, 5. 백앵산 단주차 경춘(景椿), 6. 묘이타 고수차 청첩향(淸甛香), 7. 백앵산 석 개차(石介茶)로 7종입니다. 차 이름만 살펴보아도 쉽게 여겨지지 않지요? 이 차들을 연휴 동안 세 번씩 마셔보았는데 시음기를 글로 옮기는 게 쉽지 않습니다.
1. 만송 왕자산은 찻값이 윈난 성 차산지 중에 가장 비싸지요. 고수차라면 제 손에 오는 게 어려웠을 겁니다. 또 차나무 키가 우뚝하니 높이 자라는 고간차(高竿茶)라서 특별하지요. 만송 왕자산 고간 대수차라는 긴 이름으로 만납니다.
2, 박하당은 “没有薄荷塘,就不算是做易武茶的;没有喝过薄荷塘,就不算是易武古树茶的收藏爱好者”-박하당이 없으면 이무차를 만들 수 없고, 박하당 차를 맛보지 않으면 이무 고수차 수장가가 아니라고 한다네요. 박하당 고수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표현하는 찬사라고 하겠습니다.
3. 차왕후(王后茶)라고 이름을 붙이다니...천년 고차수의 위용을 보고 차왕님이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차왕후(茶王后)는 백앵산(白莺山)에 자생하는 관목형(灌木型) 중소엽종 차나무 중에 보기 드물게 크고 왕성하게 발아를 하는 차나무입니다. 아래 차나무 사진을 보면 수령(树龄)이 천년을 족히 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차나무의 생김새와 수많은 가지를 뻗어서 왕성하게 발아(发芽)하는 모습에서 차왕후(茶王后)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다음 카페 명서원 차왕후 소개 글
4. 백화향(百花香) 소엽종 고수차는 차 이름에서 차향이 얼마나 좋을지 기대를 하게 됩니다. 임창(临沧) 운현(云县)의 백앵산(白莺山) 고차수에서 채엽한 중소엽종 고수차만 모아서 만들었습니다. 백앵산 중소엽종에서 나오는 화향(花香)이 좋은 차라서 차 이름도 백화향(百花香)이라고 붙였습니다. -다음 카페 명서원 백화향 소개 글
5, 백앵산 단주차 경춘(景椿)이라는 차 이름에서 춘(椿)은 신령스러운 나무의 뜻이 있습니다. 이 차는 단주차인데 수령이 최소 3백 년은 넘어야 하지요. 백앵산이라는 산지와 단주차로 수령을 알 수 있겠고 景은 볕, 태양, 환히 밝다는 뜻에 신령스러운 나무 椿을 썼으니 차맛이 어떨까요?
6, 묘이타(猫耳朶) 고수차 청첨향(淸甛香)은 두 가지의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찻잎의 생김새가 고양이 귀를 닮았다는 ‘묘이타(猫耳朶)’, 차의 향미가 맑은 단맛이라는 ‘청첨향(淸甛香)’입니다.
청첨향(清甜香)은 시원하고 맑은 단맛을 의미하는 이름입니다. 해발고도 2000미터 정도의 백앵산에 자생하는 중엽종 묘이타(猫耳朵) 모양의 엽저만 모아서 만든 차입니다. 묘이타(猫耳朵)는 고양이귀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묘이타차(猫耳朵茶)로 유명한 의방(倚邦) 차산의 고양이귀 모양의 차는 소엽종이고 난향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청첨향은 중엽종으로 화향이 강하고 시원한 단맛이 매우 좋은 것이 특징입니다. -다음 카페 명서원 청첨향 소개 글
7. 백앵산 석개차(石介茶)는 이름에서 선입견을 가지게 합니다.
석개차(石介茶)는 돌이 많은 토질에서 나는 차를 의미합니다. 백앵산 석개차는 특유의 자소향(들깨향)이 강하고 차기가 센 것이 특징입니다. -다음 카페 명서원 석개차 소개 글
호태호 생차 7종을 소개하는 글을 먼저 올립니다. 만송 왕자산 고간 대수차와 박하당 고수차는 이무차이고 나머지 5종은 백앵산이 산지입니다. 이무차와 백앵산 차는 고삽미가 적어서 부드럽고 순한 향미가 특징입니다. 이런 향미를 가진 차는 달고 쓰다는 혀에 와닿는 일차적인 타격감(?)이 적어서 글로 옮기는 게 쉽지 않지요.
제가 이 차들을 세 번에 걸쳐 진중하게 마셨지만 향미가 은근해서 글을 써서 얼마나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난감한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목 넘김으로 느끼는 후운이나 몸반응으로 다가오는 차기는 참 좋았습니다. 특히 열감이 아주 좋아서 손발이 후끈거릴 정도였지요. 백화정님과 하늘바보님이 나눔차를 받아서 마셔보고 댓글로 다담을 나누어 보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호태호 차에 대해 시음기를 쓰기 전에 차 소개 글을 올려 봅니다. 시음기는 글을 쓰는 사람의 개인적인 입맛을 글로 옮기는 것이라 읽는 사람이 공감하는 게 쉽지 않지요. 이번 기회처럼 같은 차를 마시고 댓글로 다담을 나누어 보는 시도는 온라인 다우로서 나눌 수 있는 다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를 만든 차왕님도 동참할 수 있으니 의미 있는 대화를 기대합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