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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산 ‘호태호’ 만송 왕자산 고간대수차 시음기

보이차 최고의 산지 '만송' 차를 마시며 누리는 소확행

by 김정관

윈난성에는 차산이 많고 많아서 들어 보지 못한 차산지가 즐비합니다. ‘거들떠볼 필요 없는 잡스런’이라는 의미에서 듣보잡 차산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귀한 차가 나오는 차산이라 마셔보는 것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차산이 있으니 바로 ‘만송(曼松)’입니다. 보이차의 황제라고 하는 노반장, 노반장보다 더 대단한 빙도노채를 넘어서는 차산이 만송이지요.


보이차를 만드는 윈난성의 차 산지를 큰 구역으로 나누면 남쪽에는 고 육대차산의 이무 차구와 신 육대차산의 맹해 차구로 맹주는 노반장이라 하겠습니다. 북쪽으로는 임창 차구가 있는데 대장은 빙도노채이고 가운데에는 보이(사모) 차구가 있지요. 이렇게 네 구역으로 차산지를 나누어서 그중에 가장 비싼 차가 나오는 산지가 바로 이무 차구에 있는 만송입니다.




윈난성 시솽반나 태족 자치주 멍라현 샹밍향(勐腊县 象明乡)에 위치한 만송촌은 공차의 명산지입니다. 만송 차는 황제에게 바친 유일한 공차였습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황제는 다른 마을의 차를 거부하고 만송차를 공차로 지정했습니다. 만송 차는 맛이 진하고 달콤하며, 정신을 맑게 하는 향긋한 풍미를 지녔습니다.


고 육대차산과 만송촌


전설에 따르면 명나라 성화(成化) 시대에 지방 관리들이 만송 차의 색과 향이 아름답고, 우린 후 ‘똑바로 서 있는’ 것을 보고 궁중 관리들에게 "명나라는 영원히 굳건하다"는 의미로 헌상하도록 했습니다. 황제는 만송 차를 맛보고 극찬하여 황실 공차로 지정했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청나라 시대까지 이어져 만송 차는 황실의 전유물로 남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만송 차는 현재 귀합니다. 왕자의 옛 거처 주변에는 잎이 큰 차나무 십여 그루만 드문드문 자라고 있을 뿐입니다. 과거의 번영했던 모습은 이제 지나간 일이 되었습니다. 왕자의 옛 거처에는 몇 줄의 초석만 남아 있습니다. 지리적 위치는 북위 22도, 동경 101도, 해발 1,375m입니다. 만송 차의 연간 생산량은 극히 적은데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연간 생산량이 10kg을 넘지 않아 보이차 중에서 최고 품질이라고 합니다.

만송왕자산.jpg


‘왕자산’에 대한 지역 전설에 따르면, 청나라 강희제 치세 때 오삼계가 남명의 이정국을 물리쳤다고 합니다. 남명 황족이 도망칠 때, 16세 소년이 하인의 도움을 받아 추격을 피해 만송의 공차왕의 손자에게 피신했습니다. 손자의 가족은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그가 "불치병에 걸린 양아들"이라고 거짓으로 얘기하며 가족을 사가채(四家寨)로 피신시켰습니다. 소년이 죽은 후, 손자는 만송 사람들에게 자신의 진짜 정체를 밝혔습니다. 그는 남명 왕 주유랑(朱由榔)의 왕자였습니다. 그는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산꼭대기에 왕자를 묻고 무덤을 보호하기 위한 도랑을 파냈습니다. 그 산은 이후 "왕자산"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눈물의 단맛, 만송 차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입과 목구멍에 깊숙이 남는 밀향의 단맛입니다. 만송 공차는 꿀물처럼 달콤했으나 마을 사람들에게 그와 같은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했습니다. 청나라 말기, 약 300단(황실의 경우 100단, 각급 관리의 요구량 200단)의 빡빡한 공차 생산 할당량으로 인해 차농들은 대부분의 차나무를 베어내고 불태웠습니다. 어떤 가족들은 도망쳐 마을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만송에는 100년 이상 된 고대 차나무가 70그루도 안 되고 수확량도 극히 적습니다. 2009년 봄에 고대 차나무는 15kg의 차를 생산했고, 2010년 봄에는 고대 차나무가 17kg을 생산했습니다.


2024年曼松王子山春茶参考价格:

古树茶春茶:30000~55000元/公斤

老树茶春茶:8000~11000元/公斤

小树茶春茶:1600~4200元/公斤


만송 고대 차나무의 원료가 비싸고 수확량이 적으며 숲에서 야생으로 자라기 때문에 만송 마을의 누구나 차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을 제외한 만송 마을 사람들은 친척과 이웃에게조차 고차수의 위치를 밝히지 않습니다.


만송 마을 사람들은 외부인에게는 만송 고차수를 보여주지 않고, 다른 마을 사람들이 차를 수확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지역 전문가들은 남아 있는 만송 차나무를 엄선하여 희소하게 심는 방식으로 재배하여 생태적으로 완벽한 환경을 조성하는 모습은 참으로 고무적입니다. 차 문화의 부활로 공차 마을 사람들의 삶이 조용히 변화하고 있으며, 내일은 활력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만송왕자산고간차.jpg


만송 차는 수정처럼 맑고 상쾌한 향을 냅니다. 한 모금 마시면 놀랍도록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그 뒤를 이어 상쾌한 단맛이 느껴집니다. 달콤하고 향긋한 맛은 은은한 여운을 남깁니다. 처음에는 은근한 향이지만, 서너 모금 마시면 목구멍 깊숙이 달콤한 향이 감돌면서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보이차 중에서도 만송공차는 가장 비싼 차입니다. 만송공차의 가장 큰 특징은 단맛으로, 꿀물처럼 입과 목구멍에 깊은 단맛을 남깁니다. 차의 향은 풍부하고 따뜻하며, 조금만 마셔도 몸이 따뜻해집니다.


- 출처 古茶居-来源:聚德福茶行 编辑:小美




만송은 희소가치에서 아주 중요한 차산입니다. 만송 차는 고수차로는 생산량이 너무 적어서 마셔보는 게 불가능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노반장이나 빙도 차처럼 시중에 나오고 있는 만송 차는 근래에 심은 소수차일 것입니다. 이름난 차일수록 이름만 적혀 있을 뿐 제 맛은 음미할 수는 없다고 봐야 하겠지요.



호태호 만송왕자산 고간대수차는 얼마나 이름값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만송 고수차를 마셔보지 못한 저로서도 이 차를 마신다고 해도 제 맛에 얼마나 가까운 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차를 마시며 음미할 수 있는 만큼이라고 생각하면서 마셔봅니다. 고간(高杆) 차나무는 키가 아주 높이 자라며 대수차는 수령이 백 년 정도인 차나무의 찻잎으로 만든 차라고 읽으면 되겠지요.



100cc 자사호에 건차 4g을 넣고 통도사 극락암 산정약수로 차를 우립니다. 세차를 한 뒤에 첫 탕은 30초 정도 기다려서 부어내고, 두 번 째부터는 바로 부어냅니다. 2025년, 올해 만든 차인데도 쇄청미가 거의 없이 청량감을 음미할 수 있네요. 생차는 5년 정도 지나면 안정된 향미의 차를 마실 수 있더군요.



만송 고수차의 향미를 소개하는 글처럼 수정처럼 맑고 상쾌한 향을 내며 한 모금 마시면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상쾌한 단맛이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은은한 여운이 남지만 밀향이라고 하는 진한 단맛과 향은 만족할 만큼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은근한 향미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목으로 넘기는 후운에서 미미한 단향이 느껴지고 여운을 남깁니다. 만송공차의 가장 큰 특징은 단맛으로, 꿀물처럼 입과 목구멍에 깊은 단맛을 남긴다는 노트에 공감할 만큼은 아니어서 아쉽습니다. 차를 마실수록 몸이 훈훈해지고 손발에 열감이 후끈하다고 할 정도로 다가옵니다.




‘호태호’ 브랜드와 인연이 되어 만나는 차들은 차를 대하는 진심을 차의 향미로 느낄 수 있습니다. ‘만송’이라는 이름을 가진 차를 흔하게 만난다는 게 어쩌면 아이러니하지만 이 차는 이름을 떠나서 곁에 두고 마실만합니다. 만송 고수차를 만나는 건 어렵지만 ‘호태호 만송왕자산 고간대수차’로 이름을 떠나 좋은 차를 마시는 소확행을 누렸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