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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녹차, 중간에는 홍차를 마시고 마무리는 보이차

차 생활로 하루 일과에 리듬을

by 김정관

좋은 음악은 소리의 높낮이와 리듬의 적절한 조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의 강연이라도 높낮이 없이 말하면 지루하기 짝이 없지요.
높낮이와 함께 말하는 속도에 리듬감까지 갖추어 말하면 집중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또 말하는 중간에 말을 잠시 쉬고 대중의 표정을 살피면 더 좋은 강연을 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차 생활은 하루를 보내는 일과에서 리듬을 타는 일이 됩니다.
녹차는 천천히, 홍차는 빠르게, 청차는 클라이맥스, 보이차는 마무리...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첫차로는 녹차가 어울리더군요.
점심을 먹고 나서 노곤해지는 시간에는 처진 마음을 올려주는 홍차가 좋답니다.

열심히 준비했던 일의 결과가 잘 나온 날에는 화려한 향미의 청차를 마셔야지요.
하루 일과를 끝내는 시간이 되면 나를 격려하고 편히 쉴 수 있게 하는 차는 보이차입니다.
하루 종일 컴퓨터 화면을 주시해야 하는 우리 일은 차 한 잔의 쉼표가 꼭 필요합니다.
쉬지 않고 일하는 건 나중에는 터지고 말 고무줄을 계속 늘이는 것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사람들이 잘 참지 못하고 공격적으로 변하는 건 일상에서 리듬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쉼표 없는 악보가 없듯이 우리 삶도 음악처럼 리듬을 가져야만 편안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너무 느리지도 않게, 그렇다고 너무 빠르지도 않게 차 한 잔의 시간을 일상의 쉼표로 삼아 조절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녹차를 마시며 천천히 시작해서 홍차로 처진 기분을 올리고 보이차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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