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다연회는 다우들의 정담이 즐거운 찻자리로

다연회 2026년 신년 다회 후기

by 김정관

다연회 2026년 신년 다회 후기


2026년, 2006년에 창립했던 다연회가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는 창립 멤버로서 다연회가 이십 년간 다회를 이어온 감회에 젖게 됩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매달 다회 장소를 섭외하고 다우들께 참석을 독려하면서 동동거렸던 기억에 말로 표현하지 못해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추스릅니다. 다 지난 일일 뿐 열성적인 다우들의 참여로 늘 만석인 다회 분위기에 흡족할 뿐입니다.



20년이 되는 2026년 첫 다회가 저 때문에 삐걱대며 잠시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세 번째, 네 번째 금요일에 제 개인 일정이 있다는 걸 몰랐기 때문입니다. 두 번이나 날짜를 바꾸어서 네 번째 목요일에 신년 다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선약이 있었던 세 분이 결석했지만 아홉 분이 함께해서 차실 정원 8석이 넘쳤습니다.


신년 다회는 2026년 다연회 운영 방향에 대해 다우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됩니다. 차는 2014 명서원 경성고수차 고목향, 2015 명서원 애뢰산 야생차, 2017 호태호 이무 마흑 고수차로 준비했습니다. 다우들이 챙겨 온 과일과 과자, 에피소드인커피에서 준비한 김밥과 빵을 먹고 차를 마십니다.



한 종류의 차를 마시고 다우들의 시음평을 들어보면 생차는 역시 각자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쓴맛이 부담스럽다고 하는데 다른 다우는 단맛이 좋다고 하지요. 야생차 특유의 향미가 좋다는 다우도 있고 쓴맛이 강해서 잘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차로 준비했다고 해도 모두 만족하는 결과는 얻기 어렵습니다.


고수차, 단주차, 노반장, 빙도노채라고 해도 생차만 마시며 아홉 사람이 마시는 찻자리를 정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2026년 다회는 숙차, 홍차, 생차, 노차를 골고루 마시면서 찻자리를 가져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홍차와 숙차는 초보 다우들이 좋아할 것 같고, 생차와 노차는 차력(茶歷)이 있는 다우들이 만족하지 싶기 때문입니다. 다연회 팽주 노릇이 쉽지 않네요 ㅎㅎ


경성 고목향은 애뢰산 인근의 차산인데 접하기 어려운 차입니다. 애뢰산 야생차는 수령 2700년 최고 오래된 야생차나무가 있는 차산의 차라서 야생차의 진면목을 음미할 수 있지요. 이무 마흑 고수차도 호급차의 본산지의 향미가 담겨 있어 깊이 음미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의 열 분이 함께하는 다연회 다회에서는 흘려버리듯 마신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사실 생차를 마시는 자리는 서너 명이라야 제대로 향미를 음미하면서 다담을 나눌 수 있지요.


차를 마실 때는 사람 수가 적은 것이 가장 고귀하다. 차를 마시는 사람의 수가 많으면 소란스럽고 소란스러우면 차를 마시는 아취를 찾을 수 없다. 홀로 앉아 마시면 신비롭고 두 사람이 함께 마시면 고상한 경지가 있고 3~4인이 어울려 마시는 것은 그저 취미로 차를 마시는 것이고 6~7인이 모여 차를 마시면 그냥 그저 평범할 뿐이고 7~8인이 모여 앉아 마시는 것은 서로 찻잔을 주고받는 것일 뿐이다.
- 초의선사, 《다신전》 중에서


그래서 다연회 찻자리는 좋은 차만큼 다우들이 다담을 나누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2026년 다연회 찻자리는 차에 집중하기보다 다담을 즐겨 나누는 쪽으로 운영할까 합니다. 하지만 다우들이 마시고 싶어 할 좋은 차를 준비하는 건 제 몫으로 남겨 두겠습니다.



지난해 다회는 야외 찻자리를 한 번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정기다회와 별도로 봄가을에 좋은 장소를 골라 특별 다회로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야외 다회 준비 위원장은 산수유님이 맡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6년도 지난해처럼 다우들의 열성과 관심으로 기다리는 다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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