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생활 돌아보기 15
말을 세치 혀로 내뱉는 건 쉽지만 두 귀로 잘 듣는 건 어려운 일이지요.
그래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흔하지만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찻자리에서 팽주는 정성을 다해 차를 내는 것뿐 아니라 받아 마시는 사람의 반응에도 신경이 쓰이지요.
팽주가 건네는 차를 말없이 받아 마식기만 해도 좋은데 차맛의 단점을 지적하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단맛이 좋은 차는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싱겁게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또 단맛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쓴맛이 부담스러운 차가 될 수도 있지요.
한 가지를 마시는데 '달다 쓰다' 각자 말이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쓰고 단맛이 함께 있는 게 보이차인데 한 가지 맛으로 호불호를 얘기할 수 있을까요?
쓴맛은 좋아하는 사람은 단맛에 민감하고, 단맛으로 차를 마시는 사람은 쓴맛을 먼저 느끼게 됩니다.
쓴맛이 많은 차는 사람을 가리고, 단맛이 좋다고 하는 차는 훗날을 기약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차는 쓴맛을 바탕으로 하며 단맛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식으로 향미가 다가옵니다.
쓴맛 앞에 나오는 단맛-첨미(甛味)는 잠깐 머물지만 뒤를 따르는 단맛-회감(回甘)은 오래 지속됩니다.
그래서 단맛만 좋은 차보다 쓴맛이 좋은 차가 상품(上品)이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모름지기 찻자리에서 손님은 팽주의 마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말이라도 억양에 따라서 듣는 사람에게 다르게 전해질 수도 있습니다.
차를 평가하는 말을 쉽게 내뱉는 사람은 보이차를 마시는 찻자리에서 분란을 일어키기 쉽습니다
그러니 찻자리에서 자신의 기준을 드러내며 가타부타하는 건 찻자리의 예가 아닐 것 같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