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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mon LA Aug 28. 2024

글쓰기 건축가

글쓰기훈련


글: 글이 척척 써지면 얼마나 좋아

: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눈앞에 텅 빈 종이 한 장...

: 기발한 천재의 재능은 없어도, 오늘도 묵묵히 벽돌 한 장 쌓는 건축가처럼 쓴다. (이런 건 인부인가?)




아침 6시에 일어났다. 지금은 7시 반. 한 시간 반동안 컴퓨터 앞에 멍하게 앉아 그냥 쓰고 있다. 


글씨기의 대가, 나탈리 골드버그는 "작가가 되고 싶다면 쓰라! 설령 그 글이 출판되지 않더라도 또 다른 글을 계속해서 쓰라. 훈련은 당신의 글을 점점 더 훌륭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라고 멋있게 말한다. 


의심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의심이 베스트프렌트 의혹들을 몰고 온다.

'저명한 작가는 그렇게 말할 수 있지.'

'태어날 때부터 재능이 다른 거야.'

'나도 잘 쓰고 싶지, 척척.'

'말은 쉽지. 계속 쓴다는 거.'

'훈련이 좋다는 거, 누가 모르나? 근데 시작하기도 어렵다고.'


제 자리에서 일어나 심호흡을 한 번 한다.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시고 손을 위로 뻗어 스테레칭도 가볍게 한다." 의심에 끌려다지니 말고 정신 차려!" 


의심이 들면 중심을 잡고 다부지게 결심을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안심해.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져.'

'인내심을 가져.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어줘야지.'

'의심조차도 베스트프렌드가 있어. 나는?' 


정신이 번쩍 든다. 무려 한 시간 반동안이나 '의심'에게 끌려 다닌 시간이 아깝고 분하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나에게도 나를 도와줄 베스트프렌드가 있으니까. 


나의 베스트프렌드는 '글쓰기'다. 외롭고 힘든 순간에도, 슬프고 아픈 순간에도, 낙담하며 절망적인 순간에도 '글쓰기' 덕에 살았다. 외롭다고 하면 토닥토닥, 슬프고 아프다고 하면 토닥토닥, 낙담했을 때도 토닥토닥……. 


글 안에는 다른 내가 있다. 글을 써야만 만날 수 있는 다른 나. 어쩌면 또 다른 '나'를 만나기 위해 글을 쓰게 됐는지 모른다. 전생의 내가, 현생의 나를 만나려 한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것처럼 어김없이 나타난다. 


글쓰기는 고통스러울 때도 즐거울 때도 있다. 그 모든 것이 훈련이다. 글을 쓰다 멋진 건축가가 될 수도 있고 예술가가 될 수도 있다. 디자이너도 될 수 있고, CEO도 될 수 있다. 다만 훈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 과정을 믿음을 버텨내야  한다. 훌륭한 글쓰기 건축가가 될 때까지. 


'그래 그래 오늘도 쓰자. 안 쓰면 또 뭐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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