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날이면 마당에서 빨래를 널던 엄마의 뒷모습이 살포시 떠오른다. 이런 날이면 어김없이 이불 빨래를 꺼내셨다. 평소보다 빨랫줄을 더 늘려 하얀 이불보들을 마당에 널며 흐뭇해하시던 엄마.
손빨래라 힘드셨을 텐데 이제와 생각해 보니 엄마가 널고 있었던 것은 빨래만은 아니었나 보다. 삶에 쌓인 묵은 감정들이었을지 모른다.
오랜만에 눈부시게 따쓰한 햇살이 가득하다.
이런 날, 나도 엄마처럼 묵은 감정들을 빨래 줄에 널어 본다.
외로움을 널고,
불안함을 널고,
슬픔을 널고,
지친 마음을 넌다.
바람에 나풀거리며 휘이휘이 나부끼는 감정들이 햇볕에 깨끗하게 말려진다 생각하니 괜스레 웃음이 지어진다. 엄마처럼...
그래, 불안하고 지친 마음 쾌쾌한 냄새가 날 때까지 두지 말고 빨아 널어버리는 거다. 햇볕에 살균, 소독되어 내일이면 새 마음을 입을 수 있도록. 결국 행복이란 한 무더기의 깨끗한 빨래일지 모른다.
인생은 빨래와 같다.
때로는 얼룩만 지우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